유병록 시인은 198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유병록 시인은 198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사)는 지난 3월 22일 천상병시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고형렬·시인)를열어 21년 ‘제23회 천상병詩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유병록(40)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2020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출간된 시집 가운데 데뷔 10년 이상 된 시인을 대상으로 역대 천상병시상 수상자를 비롯해 추천위원들의 추천을 통해 모두 20여 권의 시집을 추천했고, 이 가운데 3월15일 1차 예심을 통해 7권의 시집으로 압축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유병록의 두 번째 시집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창비 2020)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인 유병록의 시집은 “붉게 익어가는/ 토마토는 대지가 꺼내놓은 수천 개의 심장”(「붉은 달」)이라는 강렬한 표현이 등장하는 첫 시집 『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창비 2014)의 시세계를 이 으면서도, 문학의 유구한 주제들인 상실, 고통, 죽음의 문제를 깊이 천착하면서 “용서받는 기분”(「눈 오는 날의 결심」)이 드는 시집이고 시적 발상이 전혀 상투적이지 않으며,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바꿔놓는 시의 힘을 보여준다는 점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

고형렬·시인(심사위원회위원장)은 수상작품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는 득의의 성취이다. “붙잡을 게 없을 때/ 오른손으로 왼손을 쥐고 왼손으로 오른손을 쥐고/ 기도한다.(「위안」 제1연) 같은 표현을 보라. “당신이 그저 나를 바라보는 봄/ 짧디 짧은 봄// 우리 그저 바라보기로 해요” 같은 표현에서 철학자 레비나스가 ‘우리는 서로 어깨를 걸기 전에 먼저 서로를 마주보아야 한다’는 언명이 시적으로 승화된 경지를 감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유병록의 시집에서 자신보다 약한 타자 및 사물들(차, 사물, 칼국숫집, 까페 등)의 소리 없는 말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시인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귀 모양을 닮은 만두”(「우리, 모여서 만두 빚을까요?」)를 빚는 행위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 시가 등장하는 것도 퍽 흥미롭다. 유병록의 시는 언어와 감정이 절제된 것이 특징이지만, 시행 또한 천상병 시인의 그것처럼 가난의 시 형식을 유지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한다.

유병록 시인은 198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 산문집 『안간힘』을 펴냈다.

올해 제23회 천상병시상 및 제3회 천상병동심문학상 시상식은 4월18일(일)오후3시 천상병공원(야외)에서 코로나19의 악화로 관계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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