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개인택시 송진옥 기사

서울개인택시 송진옥 기사

더위가 푹푹 찌는 올해 여름, 나는 어김없이 휴가길에 나섰다. 지난 1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난곡동에서 출발해 서해안 고속도로 외곽 순환 고속도로 전부터 차량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겨우 겨우 전북 김제시 봉남면 대송리 처가에 도착하니 오후 3시20분, 평소보다 3시간이 더 지연되었다.

피서 차량들이 이렇게 많이 정체될 줄은 예상 못하고 출발했다. 다행히 서해대교를 건너서부터 정체는 풀렸고 서산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먹으려고 들어갔다. 이렇게 길게 줄을 서서 먹기는 또 처음이었다. 여기까지는 찜통더위 먹는 시간이었다. 기상청에서는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단다. 서울 37도, 전주 37도 등등 전국이 37도다. 앞으로 며칠 간 계속된단다. 일사병, 열사병으로 죽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

지난해에는 서해바다에서 시원하게 보냈는데 올해 휴가는 전북 김제시 봉남면 대송리에 있는 처갓집에서 보낸다. 70년 된 마루와 방을 사위들이 모여 다 같이 수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작업은 내일 일찍 시작하기로 했다. 나는 아내와 자부, 손자, 손녀와 2만평 이상 대농하는 동생네 집에서 에어컨을 켜고 잠을 잘 잤다. 아침식사를 서둘러 먹고 처가로 가서 작업을 시작했다. 마루를 깨고 부서진 곳을 걷어내고, 망가진 받침대를 세우고 판자로 보수했다. 이 마루는 무늬목 장판으로 덮기로 했다.

방에 있는 장롱과 집기들을 다 끌어내고 장판을 걷어냈다. 바닥은 깨진 곳만 시멘트로 바르고 벽지는 들떠있는 곳만 뜯어냈다. 바닥은 내일 깔기로 했다. 나는 이렇게 더운 날 땀 흘리고 힘들게 일해본 적이 없다. 동서들은 젊어서 무엇이든 잘하는 반면 나는 뒤에서 심부름만 했는데도 다리가 땡기고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온몸이 아프다. 동생네 집인데도 잠자리에 눕기도, 일어나기도 힘들었다.

다음날 아침, 동생하고 내차 라디에이터 엔진에 세제를 뿌리고 물청소를 했다. 2시간이 지나 시동을 걸어보니 휘발유로만 걸리고 LPG 전환이 안됐다. 휘발유로 다닐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하던 일들을 마무리 하고 점심 식사 후에 계곡이라도 다녀오려고 처남, 동서 2명, 처제 2명, 아내, 자부, 손자, 손녀와 함께 차 2대로 재미있게 물놀이를 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나는 힘들어서 집에 있었다.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참으로 값지고 보람된 휴가였다. 교체된 마루와 방을 보니 깨끗하고 보기 좋았다. 방과 부엌에 등을 새로 달아서 그런지 밝아서 더욱 좋다. 몇 사람이 마음을 모아 힘쓰고 노력한 결과가 정말 좋기만 하다. 보람 있는 휴가였다. 집으로 돌아 올 때는 밤 9시에 처가를 출발해서 밤 11시10분 난곡동에 도착했다. 고장난 차는 개조한 곳에서 부품이 없어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배선 인젝터 교환비가 70만원인 부품을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알아볼만한 곳에 문의해도 수리불가라고 한다. 2일부터 6일까지 진행하는 ‘달리다굼 장애우 여름캠프’ 차량 봉사도 못가고 이 기회에 새 차로 바꿀까 알아보는 중이었다. 그런데 마침 중계동 처남 목사님이 “복날인데 점심 사준다”고 오라고 해서 자동차 시동을 걸었는데 휘발유를 LPG로 전환하니 정상으로 수리되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점심을 정말 맛있게 잘 먹고 나오는 길에 ‘노원 구민회관에서 웃음택시 교육에 참석요망’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를 받고 노원 구민회관으로 가서 서희 강사님의 심바람 강의와 ‘웃다보니’ ‘꿈은 이루어진다’ 등 노래를 하면서 통쾌하게 웃고, 3분 동안 얼마나 웃었는지 처가에서 몸살 나고 차 때문에 고민하던 모든 것이 깨끗이 회복됐다.

우리 택시 기사님들이 이 교육을 많이 받고 밝게 웃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 김종주 대표님의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꿈이 이루어지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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