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김성권 박사의 약력<br>​​​​​​​1982년~2014년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br>2014년 ~ 현 재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서울K내과의원 원장 (사)싱겁게먹기실천연구회 이사
김성권 박사의 약력                                                   
1982년~2014년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2014년 ~ 현 재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서울K내과의원 원장
       (사)싱겁게먹기실천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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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월드컵 축구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을 앓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 소식을 전하는 한 신문 기사의 제목은 병마와 싸워 이기길...’이었습니다.

우리는 병을 이겼다거나 병마(病魔)와 싸워 물리쳤다는 표현을 흔히 사용합니다. 투병(鬪病)이란 말에도 싸운다는 뜻의 투()가 들어가 있습니다.

세균,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 대유행할 때는 실제로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세균,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병 나름입니다.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질병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들입니다. 그런데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들을 싸워 물리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암을 포함한 중증 질환에 대한 반응이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단계를 거친다는 말씀을 드린 적 있습니다. 처음에는 진단이 틀렸을거야!”라며 부정하거나, “내가 뭘 잘못 했다고...”라며 분노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로를 거쳐 타협하고 현실로 받아들이는데,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는 것입니다.부정과 분노의 감정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다보니 질병과 싸워 당장 결판을 내겠다고 덤비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분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주는 것이 식품입니다. ‘~에 좋다는 말을 듣고 식품 또는 건강보조 식품을 무더기로 구입해서 먹기 시작합니다.식품으로 싸우려는 사람이 특히 많은 질환이 당뇨병입니다.

인터넷 포털에 당뇨병에 좋은 것을 찾아보면 수많은 식품들이 올라 있습니다. 돼지감자나 현미, 보리밥은 기본이고, 미꾸라지, 오디, 두릅나물, 뽕잎차, 여주열매 등 이색적인 식품들을 소개하는 글들도 많습니다.

40대 후반의 의사 A씨는 6개월 전 당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172cm에 체중 84kg, 체질량 지수(BMI) 28.4로 과체중이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과도하게 피곤하고, 물을 자주 들이키는 습관이 생긴 게 이상하다고 여겨 진료를 받았더니 당뇨병으로 진단된 것이지요.

남편의 당뇨병 진단에 놀란 부인이 시댁과 친정에 알렸고, 모친과 장모는 돼지감자, 현미, 누에가루 등을 구해서 보내는 등 소동이 빚어졌습니다A원장은 내과의사와 상의, 체중부터 줄이겠다고 결심하고 식사량을 줄이면서 퇴근 후 매일 2시간씩 걸었습니다. 4개월 만에 14kg을 감량, 70kg으로 줄인 뒤 검사해보니 혈당이 정상으로 나왔고, 그 후로도 체중을 유지한 덕에 혈당이 계속 정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그의 모친과 장모는 서로 자신이 보내준 식품이 효과가 있어 당뇨병이 나았다고 자랑하지만, 혈당을 정상으로 되돌린 사실상 유일한 공로자는 체중 감량입니다. 그는 당뇨병과 싸우는 대신, 평소 과식하고 운동도 부족했던 잘못된 자신의 생활습관과 싸우는 길을 택했습니다.

A원장은 내과의사가 먼저 체중부터 줄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고 꾸준한 노력으로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4개월 간 매일 2시간씩 걷는다는 사실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체중 감량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A원장 집 냉장고의 냉동실에는 아직 봉투도 뜯지 않은 돼지감자, 누에가루가 들어 있습니다.새해가 되면 많은 분들이 건강 계획을 짜고 실천을 다짐합니다. 그 계획을 살펴보면 대개 뭔가 새로운 것을 더하려고 하는데, 올해부터는 빼거나 지우는데 두시기를 권합니다.

그 첫째가 잘못된 생활습관을 지우는 것입니다.

담배, 과식이나 야식 습관, 짜고 달고 맵게 먹는 버릇, 청량음료나 술에 대한 탐닉, 과체중 등이 다 지우거나 빼야 할 것들입니다축구 팬의 한 명으로서, 유상철 감독이 암을 이기고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김성권 박사(서울K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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