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맞지 않는 상위권 학생들의 교대입학은 계속 될 것

정재석(전북 고창초등학교 교사)

가끔씩 고등학교에 진로 강의를 갈 때가 있다. 요새 문과 초상위권 학생들은 SKY(속칭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영학과를 지원하고 그 이후의 성적 아이들은 교대에 많이 지원한다고 한다.

교대를 졸업한지 15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교대입학하기는 해가 갈수록 더 어려워졌다.

왜 아이들은 교대에 지원하는 것일까?

우선 진부한 이야기지만 직업의 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 교대를 졸업해서 임용고시를 통과하면 만 62세까지 근속 40년 동안 직장을 다닐 수 있다. 고용이 불안한 시대에 40년간 다닐 수 있는 직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C교사는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하지 않고 다닐 수 있고 육아를 병행할 수 있으며, 대학원을 다녀 학문연구를 할 수 있어 능력발휘를 할 수 있는 곳이 교직외에는 찾기 힘들어서 자녀를 교직에 입문시킬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둘째,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에 최적화된 직업이다. 요즘 세대들은 YOLO(You Only Live Once)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교육공무원인 교사가 누릴 수 있는 복지와 방학이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좋은 직장으로 보일 수 있다. 또한, 안정된 수입(15년 경력-연봉 6천 만원)과 정년후에는 일정금액의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S 교사는 "직장의 안정성만 추구하고 교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한데도 교대에 입학하고 교사가 되는 현실을 경계하고, 공무원연금이 대폭 삭감되었음에도 여전히 언론에서는 고경력자의 연금만 부각하고 젊은 교사들은 기대연금이 약 100만원 가량 삭감되었다는 알리지 않아 교사들이 고액연금 수혜자인 것처럼 공공의 적이 되는 있다"고 말한다.

셋째, 교대에는 부전공제도가 있어 진로교육의 관점에서 설득하기 쉽다. 예를 들어 연구원을 희망하는 아이는 과학교육과를 추천해주고 아티스트를 꿈꾸는 아이들은 음악교육과와 미술교육과를 추천해주면 된다. 철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은 윤리교육과를 작가를 꿈꾸는 아이들은 국어교육과를, 기술자를 꿈꾸는 아이는 실과교육과를 추천해주면 된다.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는 아이는 컴퓨터교육과를 추천해주면 된다.

즉 교대에 과학자나 기술자나 아티스트나 작가가 되면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에게도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선택을 하는 교대 지망생들의 마음도 이해는 된다. 그만큼 대한민국 사회에 교사보다 더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기존 일자리의 복지나 임금이 더 좋아지지 않는 한 교대에는 교사와 맞지 않는 상위권 학생들의 진입은 계속 될거라고 전망해본다.

진로상담전문가인 나조차도 태권도를 하는 조카에게 사범 자격을 얻어서 사범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하여 체육교사가 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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