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브랜드 정착 우리가 한다” 기사들 웃음 함박


1차로 6대…복지제5충전소서 스티커 붙여
“일본의 MK, 영국의 블랙번처럼 될게요” 자랑
“강도택시-불륜택시 우리차 타면 사라질거예요”

“스티커 예쁘게 붙여주세요.”
“제 차가 더 멋지게 변신하는 것 같네요.”

이제 서울에도 웃음택시가 달리기 시작했다. 영국의 블랙번, 일본의 MK택시, 뉴욕의 Yellowcap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다. 영국, 일본, 뉴욕은 세계적으로 택시 브랜드를 알리며 가치를 높여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별다른 택시 브랜드를 내세우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대한민국 택시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지난 28일 강서구 개화동 복지제5충전소에는 6대의 택시들이 줄지어 주차를 했다. 이들은 단순히 LPG를 충전하거나 세차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택시 옆면에 ‘웃음택시’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충전소를 방문했다.

 
이날 차 문을 열고 내리는 권종섭 택시기사의 얼굴이 설렘으로 빛났다. 이날 권 기사를 포함해 김봉희, 김영일, 임영안, 임한일, 하재수 기사는 지난 2월2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교통문화연구원에서 주관한 ‘웃음택시 지도자과정 1기’를 수료한 예비 웃음 강사다. 이 지도자과정 동안 김영식 웃음박사, 이명환·정인택 웃음강사가 참여해 개인택시기사 30여명을 대상으로 웃음강의를 실시했다.

4주간 실시된 이 웃음강의는 지나치게 과중한 업무로 인해 택시 운전기사들이 점차 웃음이 사라지고 있고 해외 관광객에게 믿을 수 있는 택시 브랜드 조성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마련됐다.

30여명의 기사들은 4주간 강의를 들으면서 마음껏 웃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특히 김영식 웃음박사는 기사들에게 “운전을 하는 것은 도를 닦는 것과 같다”면서 “운전하면서 신호 걸릴 때마다 웃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실컷 웃는 방법 등을 알려줘 공감대를 사기도 했다.

“웃음강의를 듣고 나서 손님들을 더욱 밝은 표정으로 대할 수 있게 돼 운전하는 내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손님들도 불안해하지 않고 저희도 기분 좋게 운전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생각합니다.”

하재수 기사는 자신의 차에 붙인 스티커를 자랑스럽게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기사들이 차량 옆면에 붙인 스티커에는 ‘대한민국을 웃게 하자’, ‘웃음택시’, ‘이 택시는 웃음택시지도자가 운전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승객들이 늦은 밤이나 한적한 곳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없애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평소 웃음강의를 남몰래 연습한 기사들이 일상에 지친 승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공감대를 사고 있는 것이다.

한 택시기사는 “늦은 밤이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 살기 힘들어서 우리 택시기사들을 타깃으로 삼는 것”이라며 “이들이 ‘웃음택시’라는 스티커가 붙은 택시를 타면 그런 마음이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끔 나쁜 마음을 먹은 승객들로 인해 남다른 고충을 겪는 택시기사들이 역으로 이들을 위해 웃음을 선사하는 대안을 찾은 것이다.

웃음택시 스티커를 붙인 택시를 본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한 시민은 “택시를 잡아서 탈 때 법인택시냐 개인택시냐 모범택시냐 콜택시냐 스티커만 보고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웃음택시 스티커는 색상이 눈에 잘 띄고 취지도 좋은 것 같아 안심하고 차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웃음택시 스티커는 서울택시에 먼저 부착하고 있는 중이며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통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웃음택시 기사들이 많아지면 사람들의 택시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며 “택시를 타실 때 사람들이 이 스티커를 발견하시면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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