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경기도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한국마사회장실에서 기자와 만난 장 회장은 “말 산업을 집중 육성해 한미FTA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되는 농촌에 새로운 소득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마사회가 경마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말 산업 육성과 지원에 앞장서겠다며 앞으로 3~5년 내에 국내의 말 사육 두수를 현재의 2만8000두에서 10만 두 정도로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회장은 “마사회 경영의 틀을 바꾸어 마사회가 일류 공기업이 되도록 하겠다”며 “마사회에 들어온 우수한 인력들이 그동안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조직문화를 바꿔 직원들이 창조적인 일을 할 기회를 열어주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사회 역대 회장이 마사회의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다보니 경마에 지나치게 빠져들어 패가망신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비판이 있다. 어떻게 조화롭게 운영할 생각인지.

“마사회와 고객이 모두 부족함이 있었다. 마사회는 고객관리 측면에서 부족했고 경마에 탐닉하는 고객은 경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졌다는 점이 지적된다. 경마를 선진국처럼 품위 있는 문화로 정착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마사회도 앞으로 수익 다변화 전략을 도입해 지나치게 경마수입에 의존해온 데서 벗어나도록 하겠다.”

-장관 재직 시절에 소통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었고, 또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한 시인이기도 해서 마사회가 문화 예술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마 위주로 고객 서비스를 해온 감이 있다. 앞으로는 문화 예술 분야를 통한 고객 만족 활동에 신경을 많이 쓰겠다. 경마장 시설은 금, 토, 일요일에 주로 사용하는데 평일에는 이 시설들을 문화생활 공간으로 활용하고, 마사회 수입과도 연관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서 마사회도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속 발전이 가능하도록 어린이들에게 말을 사랑하는 문화 인식을 심어주고, 기마민족의 기상을 길러주는 사업도 해야 한다. 서울대와 함께 경마와 승마가 생활 속의 레저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경주마를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 내기 위한 종마 및 경주마 육성사업을 시행해 왔다. 이 분야에서 한국의 수준을 알리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보는데 현재 한국의 경주마 자체 수급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경주마를 전량 수입 외산마에 의존하다가 20년 전부터 ‘국적있는 경마 시행’을 목표로 국산마 생산정책을 수립하여 생산에 박차를 가한 결과, 지금 경주마의 국산마 비율이 75%를 넘고 있다. 특히 올 11월 최초로 국산마(3두)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향후 중국 경마시장 개방에 대비해 우수마 생산육성에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경마산업은 긍극적으로 농축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농수산부 장관을 지낸 분으로서 경마산업을 총괄하는 마사회가 농축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특별한 사업계획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말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는 것이 농축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말 산업은 말과의 교감을 통해 생명과 사랑을 전파함으로써 사이버공간에 병든 청소년의 영혼과 경쟁에 함몰된 현대인의 심신회복기능을 제공하는 웰빙산업이다. 또한 말은 다른 가축과 달리 생축단계에서 활용이 가능한 부가가치가 큰 동물로 말 산업은 일자리 창출과 FTA이후 농가의 대체 소득원이 될 수 있는 농어촌 활력산업이며, 승마의 대중화를 통해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레저문화를 선도할 녹색국민레저산업이다. 2012년 마사회는 말산업육성법 후속조치인 말 산업 육성전략, 말 산업 통계 및 실태조사, 말 관련 자격제도 설계 등을 마무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마법인 설립, 승마저변 확대사업, 승용마 번식기반 구축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장외발매소 설치 등 현안 문제와 함께 향후 장외발매소 추가 설치에 대해선 어떤 방침을 갖고 있는지.

“장외발매소는 사행산업감시위원회(사감위)에 의해 총량제한을 받고 있어 추가로 설치할 수 없고, 기존 장외발매소 건물임차기간이 만료하면 이전하는 정도다. 장외발매소는 대표적인 사행성 시설로 부각돼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다. 일부 임차건물의 경우 과다한 임차료 요구, 영업방해 때문에 자체소유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장외발매소 총량규제와 지역사회 여론의 반발로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장외발매소를 지역민 복지증진을 위한 문화체육예술 복합문화 공간화해 지역주민 친화시설로 개방운영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교외형 복합 장외발매소 시범운영을 검토 중이다.”

-취임사에서 한국마사회의 사업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어떤 것인가.

“마사회는 경마매출에 의한 수익창출이 한계점에 이른 것으로 판단, 경마의 건전성을 높이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모델 발굴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말산업의 하부구조를 경마에서 승마산업과 나아가 말 식품 및 가공산업으로 확대하여 말 수요 확충을 통해 말 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경마공원, 목장 등 기본 자산의 효율적 운영과 마케팅을 강화하여 부가수익을 적극 개발해 나갈 뿐만 아니라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설립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저소득계층의 소득 및 복지향상을 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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