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친환경과 경제성이다. 적은 연료로 더 멀리 달리고 가능하면 환경에 해가 적은 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일반에 판매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실용화가 진행 중인 전기차에 이어 아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차까지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되는 이유다.
27일 제주에서 열린 벤츠코리아의 친환경 디젤엔진 체험 행사도 소비자들에게 이를 알리려는 의도로 기획됐다. 이른바 명품으로 알려진 벤츠에도 디젤엔진을 얹은 세단이 있고, 그 차량들이 보기보다 매우 효율적이고, 고성능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행사라는 말이다.
사실 벤츠는 디젤 엔진 분야를 이끌어온 업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1923년 디젤엔진을 얹은 트럭을 맨 처음 선보였고 1936년 디젤 승용차(260D)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때문에 벤츠는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디젤 라인업을 확충할 예정이다. 마티아스 라즈닉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세일즈/마케팅 부사장은 "내년에 새로운 디젤 모델 1~2개를 한국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수요에 따라 내년 출시할 B클래스에 디젤 모델을 추가할 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즈닉 부사장은 "올해 디젤 모델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25% 성장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디젤 차량 판매를 늘려갈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ML 300 CDI, 회전구간에도 넓은 개방감

5대가 시승차로 제공됐지만 C 220 CDI, GLK 220 CDI는 이미 체험을 한 터라 나머지 세 모델을 타봤다.
벤츠 디젤 라인업의 특징은 중저속 엔진회전수(rpm) 구간에서 토크(치고 나가는 힘)가 강력하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디젤엔진이니 소음이 심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뒷자리에 타도 가솔린 엔진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맨 처음 탄 차는 ML 300 CDI. 2987㏄ 엔진에 차체가 무겁기 때문에 핸들링도 묵직하다. 하지만 51㎏·m의 최대토크가 1400~2400rpm의 낮은 구간에서 발휘되기 때문에 큰 덩치에도 빠른 반응을 느낄 수 있다.
SUV라 회전구간에서 불안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곡선과 고개가 많은 제주 산간도로에서도 매우 안정적이다. 오히려 넓은 개방감에 주변 경치를 즐기며 달리는 재미가 있다.

S 350 블루텍, 중후한 품격에 역동적

시승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S 350 블루텍이었다. 벤츠의 자존심인 S클래스가 가진 중후한 멋에 클린디젤 엔진을 적용한 모델이다. 2987㏄ V형 6기통 엔진이 장착됐다. 정숙성을 고려한 터라 엔진 소음도 거의 없는데다 연비도 12.6㎞/ℓ여서 경제성까지 갖췄다. 최고출력 258마력에 1600~2400rpm에서 최대토크 63.2㎏·m의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운전하는 재미도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S클래스의 품격에 디젤엔진 특유의 역동성을 불어넣은 대형 세단인 셈이다. 비밀은 순간적으로 치고나가는 토크가 가솔린 엔진보다 높은데서 찾을 수 있다.
덕분에 가을이 농익은 제주 산간도로의 갈대와 단풍 숲길을 묵직하게 달리다가 가끔 만나는 직선도로에서는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숨 막히는 질주 본능을 보여준다.
또 하나 S350 블루텍의 강점은 친환경이다. 차량이 멈추면 엔진이 자동으로 정지하는 '스타트&스톱' 기능이 적용됐다. 덕분에 이산화탄소 배출은 중형 모델 수준인 1㎞당 214g에 불과하다. 제로백(0→100㎞/h 도달시간)은 7.1초, 최고 속도는 250㎞/h다. 차값은 1억2570만원.

E 220 CDI, 엔진 소음 없어

E 220 CDI는 1400~2800rpm의 낮은 구간에서 40.8㎏·m의 토크를 발휘한다. 덕분에 출발이 부드럽고 시속 100㎞ 이상에서도 매우 안정적이다. 디젤엔진임에도 정숙성까지 갖췄다. 운전하다가 창문을 내려야만 디젤엔진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엔진 소음이나 실내 정숙성을 위해 노력을 했다는 말이다.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연비. 직렬 4기통 2143㏄ 170마력 엔진에 7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연비가 무려 17.1㎞/ℓ에 달한다. 친환경 디젤엔진을 얹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연비다. 제로백은 8.4초, 차값은 65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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