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11일 경기도 가평 아난티 클럽 서울에서 '스포츠 하이브리드카 CR-Z'의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이렇다 할 신차가 없었던 혼다인 만큼 야심작이라 할 만한 차여서인지 관심이 집중된 시승이었다.
시승 거리는 35.7km. 고속도로와 국도가 뒤섞인 길이어서 스포츠 하이브리드라고 언필칭 이야기 하는 CR-Z를 시험해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CR-Z의 이상하고 독특한 포지셔닝은 외관에서부터 티가 난다. 낮고 넓은 전면부는 대형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 덕분에 역동적 인상을 준다. 보닛 등 프레스 라인을 안쪽으로 집중시키는 형상으로 설계되어 역동적 느낌을 강조했다. 볼륨감 있는 앞뒤 펜더와 리어 범퍼도 스포츠카의 그것을 닮았다.
실내는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양한 버튼의 조작성이나 시인성 같은 기능에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주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이 집약 되어 있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상단부가 돌출해 있어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기능을 집중 배치한 비행기 콕핏 디자인의 운전석은 탁 트인 조수석과 함께 개방감이 느껴지도록 디자인했다.
스티어링 휠(핸들)에는 사용 빈도가 높은 스위치와 조작 버튼을 배치했다. 좌측에는 주행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3 모드 드라이브 시스템'과 도어 미러 관련 버튼을, 우측에는 에어컨 등의 공조 관련 버튼을 배치했다. 수동모드 지원을 위해 핸들에 패들시프트도 적용됐는데 7단까지 조절할 수 있다.
심장은 1.5ℓ i-VTEC 엔진과 혼다의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IMA'이 탑재돼 강력한 출력과 20.6㎞/ℓ의 연료 효율을 자랑한다. 최대출력은 114마력(ps), 최대토크는 14.8㎏·m다.
 

핸들링 급가감속 문제없어…노면 소음 실내유입은 '옥의 티'

엔진에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국도를 따라 속도를 내다가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을 하는 코스다. 스포츠라는 말을 붙이긴 했지만 하이브리드카라는 생각이 앞선 터라 에코온 모드에 놓고 서서히 엔진을 달궈 운전을 했다.
그러다 거북이 운전을 하는 앞차를 만나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 급가속을 하며 추월도 해 보고, 고속도로에서는 187km/h까지 속도를 높여 달려보기도 했다. 예상외로 반응은 빠른 편이었다. 핸들링이나 급가감속 역시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다만 문제는 노면 소음이 바퀴를 타고 실내로 그대로 유입되고, 엔진음이 처음에는 그저 들을 만 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노면 소음과 더해져 노이즈로 변한다는 것이다. 고속에서 풍절음도 심해 옆 사람과 대화하기 불편했다. 소음을 잡는 게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하지만 3500만원대 차량이 이런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혼다는 일본에서 이 차를 출시 1개월 만에 1만대 이상 팔았다. 그 기세를 몰아 국내에서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남성을 타깃으로 연 1000대 가량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매월 83대 꼴이다. 사전예약을 받았는데 50대 가량 들어왔다고 한다.
국내에는 레드, 실버, 블랙, 화이트 총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옵션이 장착돼 있다. 가격은 3490만원(부가세 포함). 두 가지 옵션을 제외한 기본사양 모델은 내년 1월부터 출시되며 가격은 338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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