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 2011년 03월 18일 -- ‘수포자’란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수학을 포기한 자를 일컫는 말이다. 사실, 수학을 포기한 수포자는 수능을 포기한 수포자나 다름 없다. 왜냐 하면, 수학을 포기하고서는 좋은 수능 성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 바로 수학이다.

 

오늘은 수학 공부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 늘 그렇듯이 나는 오늘도 당연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는 이 당연한 것들을 잊고 있거나, 무시하고 산다는 것이다. 자,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 당연한 것들이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보자.

 

얼마 전 한 아이가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매년 수능 고득점 받은 학생이 TV에 나와서 말하길, 자기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고 하는데 거짓말이죠?” 내 답변은 다소 냉정했다. “대체로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들은 거짓말이라고 하고,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맞는 말이라고 하더라.”

 

또 한 아이는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누가 그러던데 기본정석만 제대로 공부해도 수능 만점 받는다고 하던데 정말인가요?” 나는 “물론이지.” 라고 대답했다. 사실 기본정석의 개념을 천천히 정독하고, 보기 문제, 기본 문제, 예제를 충실히 풀고, 연습문제까지 완벽하게 풀어낼 수 있다면 수능 92점은 맞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기본정석에 나오는 개념과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막힘 없이 설명할 수 있다면 수능 100점도 가능할 것이다.

 

이렇듯,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기본 개념에 매우 충실하다는 것이다. 수학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해 놓고는 수학은 해도 해도 어렵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개념만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면, 매우 재미있는 학문이 바로 수학인데 말이다.

 

수학에 대한 오해 중의 하나가 바로 문제를 푸는 속도에 관한 것이다. 흔히들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수학 공부를 할 때는 천천히 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모르는 소리 말라고? 빨리 푸는 게 중요하다고? 정해진 100분 안에 문제를 다 풀고 마킹까지 해야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물론 속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정확도가 없는 속도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러니, 먼저 정확도를 확보해야만 한다. 정확도를 확보하려면 천천히 해야만 하는 것이다.

 

요즘 서점에 가 보면 좋은 수학 책들이 너무 많다. 내가 책을 한 권 집필해 볼까 하다가도 서점에 가서 수학책들을 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굳이 정석이 아니라도 좋다. 서점에 가서 마음에 들거나 필이 꽂히는 개념서를 골라 잡아라. 그리고, 그 책을 기본서로 해서 천천히, 깊이, 정확히, 끝까지 보란 말이다. 이렇게만 해도 수능 92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듯 철저하게 개념을 파고 드는 수학 공부법을 COS(Concept Oriented Study)라 한다.

 

자, 약간 관점을 달리 해 보자. 수능의 관점에서 볼 때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수능의 관점에서 볼 때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바로 기출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다.

 

당신이 수능 출제 위원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라. 당신이 제일 먼저 하게 될 일이 무엇일까? 아마도 그 동안 출제된 시험문제들을 살펴 볼 것이다. 적어도 최근 5개년간 기출문제는 필수적으로 살펴 볼 것이다. 아니 그냥 살펴 보는 정도가 아니라 낱낱이 파헤치고 해부할 것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비슷한 문제를 내거나 서로 다른 두 문제를 적절히 조합해서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내거나 할 것이다.

 

그렇다면, 시험을 보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능 출제 위원이 기출문제를 낱낱이 파헤치고 해부해서 문제를 낸다면, 당연히 수험생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수험생도 당연히 기출 문제를 낱낱이 파헤치고 해부해 보아야 한다. 최근 5개년간 기출문제를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단 말이다.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안 본단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수험생의 10% 정도만이 5개년 기출문제를 풀어 볼 뿐이고, 낱낱이 파헤치고 해부하는 이는 그 중의 또 10%도 안 된단다.

 

어떤 길을 갈 때는 목적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목적지에 가기 위한 준비를 잘 할 수 있다. 여행 장비도 챙기고 마음의 준비도 하게 된다. 수능이라는 여정에서의 목적지를 잘 알 수 있는 힌트가 바로 기출문제에 있다. 기출문제를 풀어 보아야 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 할 지도 알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하는 공부법을 TOS(Target Oriented Study)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기출문제를 풀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수능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하는지 안다. 우리가 시험을 볼 때, 미리 답을 한 번 훑어 보고 지문을 보지 않는가? 그래야 지문을 보는 요령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기출문제를 풀어 보아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기출문제를 반드시 풀어 보자. 강조컨데, 기출문제만 확실히 풀 수 있어도 수능 1등급은 나온다.

 

당신의 애가 왕년에 공부 잘했다고? 중학교 때는 영재소리 들었다고? 특목고 갈 실력이 충분히 되었는데 운이 나빠 못 갔을 뿐이지 공부 잘 하는 아이라고? 속독 능력이 대단한 아이였다고? 그런 말 마시라. 대치동에 있는 아이들 대부분이 그런 아이들이다. 한 때 잘 나갔던 아이들이고, 지금도 대단한 아이들이다. 그런데 정작 공부를 시켜 보면 가장 중요한 기본 중의 기본을 너무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공부는 밤낮으로 하는데 별 신통치 않은 것이다.

 

정리하자. COS 관점에서의 수학공부법은 기본 개념서 한 권을 정해서 완벽하게 보는 것이다. 한 권이면 족하다. 이 한 권을 완벽하게 공부할 때까지 일체 다른 책은 쳐다보지도 말라. 그 기본서가 교과서나 익힘책이 되어도 좋다. 단, 완벽하게 끝내라. 그리고, TOS 관점에서의 수학공부법은 기출문제를 정복하는 것이다. 기출문제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라.

 

이것이 수학공부의 기본이고 수학공부의 정석이다. 이것이 수능 수리영역 고득점의 비결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이 방법이 어려운가? 한 번 해 보시라. 그저 묵묵히. 그러면, 수포자였던 당신의 눈 앞에 창창한 당신의 미래가 펼쳐 질 것이다. [글/빈현우 PMC(Postech Math Consulting)자기주도학습연구소 소장 binhw@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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