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ews 부설. 한국택시정책연구소(서울시 개인택시기자단)

한국의 택시정책의 대부분은 시정개발연구원의 연구용역을 거쳐 시행을 하게 된다. 그런데 ‘시정개발연구원’이란 곳이 현장의 경험이 없는 행정가들과 관련분야 박사 1명이 포함된 정도의 인력으로 전국 26만 택시운전자의 생계와 관련된 정책을 만들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우리 택시운전자 26만 명중 대략 10만 명 정도는 현장의 경험이 풍부하여 말로 택시관련 정책을 이야기하면 모두가 박사급인데 그 정책을 정리하여 보고서나 제안서 형태로 관계 기관에 건의하는 택시기사는 아주 극소수다. 그냥 반 농담으로 “내가 그것까지 할 줄 알면 운전대 잡고 있겠냐?”하는 정도로 회피하고 만다. 우리 한국택시정책연구소 연구원의 구성은 모두 개인택시 운전기사들이다.또한 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문서로 정리해서 건의 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왔으며 실제로 법안을 제출해 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특정지역 특정시간 승차 난 해결을 위한 택시 통행량 조사”와 “공제조합 특약 신설 방안” 그리고 “감차 실행방안”등의 정부 부처에 제출한 사례이다. 지난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3박4일간 한국과 일본 택시문화와 정책비교라는 주제로 이선주 연구소장, 김수원 연구원, 김복성 연구원, 전종옥 연구원, 오종남 연구원, 이상화 연구원은 일본 오사카시로 택시현장 견학 및 일본 택시운전자 취재를 떠났다. 이번 연수에 큰 힘이 되었던 김수원 연구원은 택시운전을 하면서도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일본어과를 졸업한 재원이며, 오종남 연구원은 과거 일본 여행 경험을 살려 가이드로서 일본 오사카 택시산업 현장 연수에 손발 역할을 해 주었다.알찬 연수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과 일본 택시기사들의 인터뷰를 정리하여 좋은 정보와 일본연수의 결과를 전국 택시산업 종사자들과 Tnews 독자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우리가 연수지역으로 선정한 오사카시는 인구 300만 명에 회사택시 2만대, 개인택시 5,000대로 운행되고 있으며 이중 소형택시가 우리나라처럼 일부 있으나 점차 없어지는 추세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운행형태는 개인택시의 부제가 없으며 법인택시는 4일 근무 후 2일 휴무였고, 수입은 법인택시 년간 약 350만엔(월 22~23일, 1일 9시간 근무, 일 25회 정도 승차), 개인택시 1일 2만 5천엔(110km 정도 운행) ~ 4만엔(약 250키로 미터 주행) 정도 였으며, 영업형태는 법인택시 길거리 80% 콜 20%, 개인택시 길거리 50% 콜 50% 비율이나 콜 이용자가 조금씩 더 늘어나는 추세임을 알 수 있었다.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간 콜 영업의 차이가 큰 것을 알 수 있는데, 일반 시민들이 콜을 부를 때는 법인보다는 개인택시를 선별하여 호출함을 알 수 있었다. 시내에는 콜 부른 승객과 택시가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콜 승객 대기 택시 표시판이 있고 바로 3미터 옆에 지나가는 택시를 탈 수 있는 표시가 따로 있었다.
차량의 종류는 아주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는 전통적 세단 형태가 주류이긴 하나 점차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왜건형)가 간간이 눈에 띄기에 프리우스 차량의 운전자를 별도 인터뷰 해 본 결과 현재 대폐차의 대부분은 개인, 법인 모두 하이브리드 프리우스가 대세가 되고 있다고 하였다. 참고로 서울에도 프리우스 개인택시 차량이 약 40여대 운행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만족도가 100% 이상임을 감안할 때 서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이 곧 대세가 될 것이란 조심스러운 예상을 해 본다.

한국의 택시운전자가 최근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운전자 연령 관리에 대한 일본 택시운전자의 입장을 들어 볼 수 있었는데, 아주 오래 전부터 75세 이상은 매년 적성검사를 하고 있었기에 별다른 거부 반응은 없어 보였으며 우리처럼 택시운전 자격증을 따로 발급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 면허증에 택시운전 자격이 있음을 표시 하여 택시 내부에 게시하고 다녔다.
평소에 많이 궁금하던 MK택시(오사카 200대 운행)의 요금 할인 정책에 대한 불만은 없는지 질문 하였는데 운행 숫자가 적어서 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개인택시 양수자격은 우리나라보다 많이 까다로운 조건으로 법인택시 10년 운행에 무사고 3년의 조건이었고 개인택시 프리미엄은 대략 1,100만 엔 정도였다.

연료는 휘발유와 LPG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일본의 택시도 점차 LPG(하이브리드 차량도 곧 LPG 하이브리드로 대체 됨)로 이동되는 점은 아마 국가 정책적으로 미국의 세일가스 수입으로 인해 불가피한 것으로 보였다. 특이한 점은 일본의 개인택시 방범 등 외부표시에 별이 새겨져 있기에 별의 의미에 대한 인터뷰도 있었는데, 별 1개는 3년 무사고, 별 2개는 6년 무사고, 별 3개(3개까지표시)는 9년 무사고를 의미하여 개인택시 운전자의 무사고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업이 모두 개인택시 종사자인 본 연구소 연구원 6명의 눈으로 본 오사카의 택시산업 연수 중 시내에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시내 중심부에 시민들이 택시를 편히 탈 수 있는 공간이 아주 잘 마련되어 있는 점이었다. 택시들이 6~7대 대기해도 지나가는 차량의 소통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하였는데, 특히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오사카 시내에는 버스보다 택시 타기가 더 편리하도록 해놓은 점이 눈에 띄었다. 정책적으로 관광객들이 돈을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이 있어 보였기에 서울의 퇴계로 명동과 을지로 입구 등 관광객들이 택시타는데 불편함이 없고 택시기사들도 눈치보며 대기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순간 한국택시기사인 사실이 서글퍼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국택시정택연구소 이번 일본 택시산업 연수는 처음 단순 일본여행을 계획했다가 일본어를 잘하는 연구원의 봉사와 다른 연구원들의 열정이 합쳐 한국과 일본의 택시산업 종사자로서 참으로 뜻깊고 의미있는 3박 4일의 연수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 행복했다.마지막으로 온라인 활동이 가장 활발한 동료 연구원이 빠진 것이 아쉬움이었고 연수에 대한 비용부담을 택시조합이나 자치단체에서 일부 지원하여 더 많은 택시종사자들이 한일 택시산업의 문화와 서비스, 택시정책을 비교분석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연구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저작권자 © 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