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ews 김진구 기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질서있고 평온한 시위가 진행되었다. 참석한 사람들이 언론 집계되로라면 백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나는 기자로서 시민으로서 그 가운데 있었다.
참석자들은 놀랍게도 너무 다양했다. 젊은 연인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유모차를 밀고 나온 젊은 부부들,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앉아있는 중년부부들도 눈에 띄었다.
행렬을 이루며 거리 곳곳에서 외치는 대학생들의 분노에 찬 함성이 청와대까지 들리고도 남았다. 서울 시민들의 나라사랑하는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는 소중한 자리였다.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였는데 특히 부산, 경남에서 올라온 깃발들이 인상적이었다. 같이 간 교통통신원들을 찾는 도중 부산에서 열일을 젖혀두고 올라왔다는 어느 평범한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
“구청장에 속고, 시의원에 속고, 시장에게 속고, 국회의원에 속고, 새누리당에게 속고, 심지어 이제 대통령에게 까지 속아만 살았다. 이제 몽땅 다 물러나라! 다시는 너희에게 속지 않을란다.” 참으로 우리 국민들은 속고만 살아왔는가 하는 자괴감이 몰려왔다.
한편으로는 그 아주머니가 앞으로는 다시 속지 않을 희망찬 날이 오기를 기도했다. 아니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촛불을 지켜보는 모든 국민들의 마음속에 간절함으로 하나가 된 소원을 빌 것이다.
87년 6.10 항쟁과 6.29선언 때 피 끊는 젊은 시절에 거리로 나선 후 세월이 흘러 자녀들이 그때 내 나이가 되었는데 민주주의를 위해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 또 다시 민주주의 정권교체를 외치며 거리로 나설 줄이야 몰랐다.진정한 이 나라의 민주주의여 어서 와라!
이번 시위는 과거의 투쟁수단이 아닌 민주주의를 위한 축제와도 같은 발랄하고 흥겨움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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