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바이러스 공포가 대한민국을 떨게 하고 있다. 중동지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A(68)씨 직간접적인 접촉에 의해 지금까지 총 18명에게 바이러스가 옮겨진 것. 한 명만 더 추가된다면 세계 3위 발생국인 요르단과 같은 규모다.

2주일 사이 환자가 크게 늘자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메르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변이했는지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동 호흡기증후군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중증 급성호흡기질환이다.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중증급성호흡기 질환 증상과 함께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증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 때문에 치사율이 30~40%에 이른다.

메르스는 7~14일의 잠복기 이후 고열, 흉통과 함께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의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일부는 구토나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사스와 달리 신장 기능 손상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메르스 첫 발병으로부터 최대 잠복기 2주가 지나는 이번 주가 확산 여부의 분수령이다. 추가 감염을 막지 못하면 국민들의 공포는 혼란으로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정부의 위기대응 실패가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다. 감염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진압이다. 골든타임을 허비하지 않고 첫 환자의 동선과 밀접 접촉자를 추적했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질병통제관리본부는 무사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바이러스 확산의 주원인이다. 초기 진료했던 의료진이 메르스 바이러스 의심 보고를 했으나 오히려 늑장 대응한 정부 탓에 애꿎은 병원에만 진료 환자의 발길이 끊겨 버린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첫 환자가 14명을 직간접으로 감염시키는 동안 정부는 무책임했다. 메르스에 대해 무언비어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색출하는 일 보다 3차 감염을 철저하게 막는 것이 시급하다. 첫 환자를 제외한 14명은 첫 환자를 치료했던 의료진, 이 환자와 같은 병실이나 병동에 입원했던 사람들과 이들을 간호·문병했던 2차 감염자들이다. 2차 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균을 옮겨 3차 감염이 시작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 진다. 정치권도 상대 정당에게 책임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모든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 메르스의 확산을 막는 게 급선무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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