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하루 10시간 이상 운전을 하는 개인택시기사 이모(남·61)씨는 최근 엉덩이와 양쪽다리 부근에 저리는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지만 일어서거나 걷게되면 어김없이 통증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직업병이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 주기가 더욱 짧아졌다.

진료를 받아보니 허리디스크를 동반한 ‘척추관협착증’이었다. 이미 다리까지 심한 저림 증상이 생겨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10년 이상 당뇨로 약물 및 주사치료를 받고 있었던 터라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하지만 이씨는 수술 없이 신경 성형술로 15분 시술 후 당일 퇴원해 현재 일상생활에 무리없이 지내고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말 그대로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택시기사와 같은 장시간 운전을 앉아서 하다 보면 신경다발을 보호하고 있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허리의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로 가는 여러 복합적인 신경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척추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면 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감소하고 피가 통하지 않아 신경에 손상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50~60대 이상에서 자주 발생하며 주된 증상은 다리가 무거워 지는 느낌을 받는데 주로 오랫동안 가만히 서 있거나 보통속도로 걸을 때에 나타나고 약간 아픈 느낌과 함께 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이런 증상은 날이 갈수록 점차로 자주 오고 심해져서 100m, 50m만 걸어도 마치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처럼 다리가 저리다 근육약화 현상도 온다.

증세가 심해지면 엉덩이 허벅지, 발바닥까지 통증이 오고 혈액순환이 감소하여 신경에 손상이 오게 되어 감각을 느끼게 하는 부위에 손상을 일으킨다. 발이 늘 시리거나 어떤 경우는 늘 뜨겁거나 따가운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운동 신경에 손상을 일으키면 다리가 가늘어 지거나 대소변의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허리질환 하면 보통 허리디스크를 생각하기 쉽고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증세가 비슷하다 보니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으나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심해지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사라져 점점 허리를 굽히게 돼 ‘꼬부랑할머니’ 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 초기에는 물리치료, 보조기, 운동요법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료할 수 있지만 허리디스크에 비해 보존적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고령으로 수술에 대해 부담감이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 고령 환자를 위해 수술 없이도 자연친화적인 신경 성형술을 많이 시행 하고 있다.

신경성형술은 c-arm(X-ray)가 장착된 1mm정도의 관을 척추의 병변 부위에 접근시킨 뒤 추간판과 신경 압박부위까지 정확하게 집어넣어 눌린 신경을 풀어주거나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정확하고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고 전신마취도 필요없다. 무엇보다 흉터도 남지 않고 5~10분정도의 짧은 시술시간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골다공증 환자들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신경성형술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 할 수 없고 다리 쪽으로 내려오는 신경이 눌려 다리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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