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교통재활병원 탐방기

교통사고 후유장애인을 위한 ‘재활’ 전문병원이 지난 10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국토교통부가 설립하고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이 운영을 맡은 ‘국립교통재활병원’이다. 연간 180만명에 달하는 교통사고 환자들은 이곳에서 ‘원스톱’으로 빠르고 정확한 진료 및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9만643㎡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산좋고 물좋은’ 경기 양평에 자리잡은 병원은 마치 리조트 같은 세련된 외관을 자랑한다. 병원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병원 건물 주변에 설치된 야외 재활시설이다. 재활트랙과 체력단련시설, 휠체어 훈련장, 보행훈련장 등은 물론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억세밭과 자생초화원도 마련돼 있었다.

입원하지 않고 하루 8시간씩 집중재활
교통재활병원에는 다른 병원과 차별화 된 ‘주간재활센터’가 있다. 입원하지 않고 재활치료만 받고 돌아가는 교통사고 환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하루 8시간씩 집중재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존 병원에서 볼 수 없는 시스템이다. 입원한 환자들도 1일 평균 8시간씩 집중적으로 재활치료만 받는다.

교통재활병원은 통원 치료를 하는 환자나 입원한 환자 모두 1일 평균 8시간씩 재활치료를 실시하면서 이에 대한 별도수가를 마련하는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보험사와 협의해 교통재활병원에서 ‘집중재활수가’에 대한 시범사업을 3년 동안 실시할 계획이며 그 결과에 따라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첨단 재활시스템 ‘한자리’에
병원 2층은 재활치료의 ‘파라다이스’다. 한 개 층 전체가 ‘재활의학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병원의 핵심 진료과라고 할 수 있는 재활의학과는 진단검사의학과와 함께 이곳에 자리 잡고 있어 진단부터 치료까지 원 플로어 시스템(One-Floor System)을 구현했다. 때문에 2층에 상주하는 재활 치료 인력만 재활의학과 전문의 15명, 물리치료사 83명, 작업치료사 70명 등 200여명이다.

이 곳에서는 △근골격재활 △척수손상재활 △뇌손상재활 △소아재활 등 장애유형을 4가지로 구분, 맞춤형 진료가 실시된다. 여기에 뇌자극치료, 로봇재활치료, 수중재활치료, 운전재활치료, 스노즐렌, 가상현실치료, 체외충격파치료, 척추관절치료 등 재활을 위한 각종 특수치료시설도 마련돼 있다.

특히 심리안정 치료기구인 ‘스노즐렌’, 물을 이용한 ‘수치료실’, 로봇을 활용한 ‘로봇재활치료실’, 뇌손상 환자들을 위한 ‘가상현실 치료실’ 등은 영화에서나 봄직한 첨단장비로 이목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족과 환자, 마음의 회복까지 고려
병원은 단순히 시설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교통사고로 몸에 생긴 상처와 함께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할 수 있는 ‘힐링’의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병원의 설립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3층부터 6층까지 마련된 입원 병동은 환자와 가족입장에서 설계됐다. 환자들이 휠체어를 이용해 병동을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복도 폭을 3m로 넓게 설계했으며 병실을 모두 햇볕이 잘 드는 남쪽으로 배치했다.

3층 소아병동에는 소아환자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갖춰진 테라스도 있다. 이 놀이터의 이름은 ‘해피하우스(Happy House)’로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각층마다 소규모 공연장도 마련했다.

304병상 규모인 교통재활병원은 4인실이 일반병실이며 1인실 12개와 2인실 8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전체의 10%인 35병상(1인실 1개 포함)만 운영하고 있다. 병원 측은 병원 운영을 차근차근 보완해나가면 내년 말까지는 병상 대부분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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