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는 금일(30일) 오세훈 시장이 발표한 서울시 신(新)고도지구 구상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 이번 재정비안은 지난 30여 년간 지속돼 온 남산 고도제한 규제가 처음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 기념비적인 의미가 있다. 비록 완화 폭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낙후된 남산자락 주거지가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동안 남산 고도지구는 획일적이고 강력한 높이 규제에 막혀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어려웠고 주거 환경은 점점 악화 일로에 놓였다. 차도 못 들어가는 좁고 가파른 골목에 낡은 집들만 가득했고 심지어 집이 기울어져 방문이 제멋대로 열려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봐야 했다. 빈집은 점점 늘어가 슬럼화되어갔고 젊은 층들은 떠나갔다.

이처럼 우리가 남산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던 데는 중구민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었다. 이번 재정비안은 지난 30여 년간 남산자락 중구민들이 감내했던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중구는 5개 동(회현동, 명동, 필동, 장충동, 다산동)이 남산 고도지구와 맞물려 있다. 오늘 발표된 내용을 보면, 기존 12m, 20m로 규제됐던 지역은 20m에서 최대 40m로 세분화하여 관리하며, 이 중에서도 특히 약수역 일대는 기존 20m에서 지형차를 고려하여 32m에서 40m까지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자연경관지구 등 고도지구와 중복결정되어 규제 실효성이 없는 지역은 고도지구를 조정하고 규제를 단순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재정비안이 확정되면 1만5천여명 구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주거 여건 개선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특히 준주거지역임에도 주변 지역과의 현격한 높이 차이로 토지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회현동 퇴계로변과 다산동 약수사거리는 큰 폭으로 완화돼 막혔던 개발 숨통이 틔게 됐다.

많은 시민이 이번 고도제한 완화가 남산 경관을 크게 해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러 차례 피력한 바와 같이 남산 경관에 대한 중구 정책 방향은 '합리적인 관리'다. 이미 남산이 보이지 않아 규제의 의미가 없는 곳은 과학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정선까지 제한을 완화하고 여전히 경관 관리가 필요한 곳은 규제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남산 경관 보존 역시 중구가 지키려는 가치이다.

그동안 중구는 수십 차례 실무회의를 통해 서울시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남산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함께 마련해왔다. 이와 함께 주민협의체 운영과 주민 공론화로 구민 의견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

7월 6일(목)부터 구체적인 내용이 공람 되면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구민 의견을 꼼꼼하게 수렴한 후, 서울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늘 발표된 재정비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시와 협조하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