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실수, 들쭉날쭉한 직원, ‘연쇄(Chaining)’를 활용하자!

요리를 못하는 아내의 음식을 먹어야 하는 남편은 괴롭다.
 퍼팅을 못하는 친구와 한 조가 되어 골프를 쳐야만 하는 골퍼도 괴롭다.
그런데 잦은 실수를 하는 직원을 보고, 그들이 들고 오는 들쭉날쭉한 결과물을 받아야만 하는 리더는 괴로움을 넘어 고통스럽다. 그리고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특정 행동을 구성하고 있는 작은 행동들을 엮어서 강화해 가는 행동 연쇄(chaining)는 리더의 고통을 치유해 줄 수 있는 하나의 처방전(處方箋)이 될 것이다.

 

결혼생활 10년 차의 주부. 자녀와 남편을 위해 야채와 고기를 다듬고, 뜨거운 불과의 힘겨운 싸움을 통해 그럴듯한 요리들을 내놓는다. 초록색의 나물, 노릇노릇 익은 고기,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찌개로 가득 채워진 밥상. 식탁에 앉은 아이와 남편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지만 쉽게 반찬과 찌개에 손이 가질 않는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아내의 성의를 생각해 남편이 먼저 용기를 내 찌개를 한 스푼 떠먹어보지만 역시다. ‘도대체 무슨 찌개?’, 아이는 그런 아빠의 모습을 지켜보곤 조용히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요리를 했음에도 여전히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최근 만난 어느 지인의 고민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과연 가정에서만 일어날까? 우리의 일터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5년 이상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잦은 실수를 하는 직원, 매번 가져오는 결과물이 들쭉날쭉한 직원, 열심히 일하는 것은 같은데 성과가 떨어지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말이다.
 맛없는 요리를 먹어야 하는 남편은 고통스럽다. 잦은 실수와 일관성 없게 일하는 직원을 데리고 있는 리더 또한 마찬가지다. 리더라는 이름으로 고통을 계속 감내할 수만은 없다. 조직의 미래, 직원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문제는 해결되어야 한다. 그래서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는 ‘연쇄(chaining)’를 글의 주제로 선정해 기술해 보고자 한다. 

연쇄(chaining)에 대한 이해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행동은 작은 행동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자면 골프에서 퍼팅은 그린 위에서 홀컵을 향해 공을 치는 행동이지만, 퍼팅 행동 속에는 그린 상태를 확인하고, 자세를 잡으며, 공을 치기 위해 백스윙과 어드레스, 팔로우 스루 등의 다양한 작은 행동들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행동 연쇄(chaining)는 이러한 인간의 행동에 근거하여 특정 행동을 구성하고 있는 작은 행동들을 엮어서 강화해 가는 방법이다. 행동 연쇄는 단순하고, 작은 행동들을 구성하고, 그 행동들을 연결해서 복잡한 행동을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행동 연쇄를 위해서는 3가지 활동이 필요하다. 습득이 가능한 행동들로 세분화하기, 단위 행동별 습득 수준 정하기, 단위 행동을 연속적으로 숙달하는 훈련이다. 이러한 연쇄의 3가지 활동은 행동의 일관성이 없거나, 성과가 들쭉날쭉한 이들의 행동을 바로잡고, 강화해 가는데 매우 유용하다. 직원의 잦은 실수와 들쭉날쭉한 성과로 고민하는 리더에게 있어 행동 연쇄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행동 연쇄를 활용하는 리더십 스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연쇄(chaining)를 활용하는 리더십 스킬

첫째. 업무수행 행동을 세분화하라!
 골프를 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퍼팅만 잘하면, 80타도 가능한데, 퍼팅이 말썽이란 말이야”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골프를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이야기에 끼어들기 어렵지만, 그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한마디 꺼낸다. “퍼팅 실력이 들쭉날쭉하시는 거예요?” 그러면 십중팔구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떤 날은 정말 홀컵에 빨려 들어가는 듯이 잘 들어갔다가, 어떤 날은 정말 귀신에 씐 것처럼 안 들어간다. 그런 날은 미치고 환장할 정도다”. 그러면 다시 이렇게 물어본다. “혹시 잘 들어가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 퍼팅을 하실 때 행동의 차이는 없으셨나요? 예를 들자면 퍼팅 전에 그린 상태를 파악하지 않았거나, 평소보다 더 오래 서 있지 않았는지 말이에요” 퍼팅 행동에 일관성은 없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실력이 들쭉날쭉한 이유를 살펴보면 행동의 일관성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때는 하고, 어떤 때는 하지 않고, 어떤 때는 신경을 쓰고, 어떤 때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 말이다. 행동이 일관적이지 않은데 어떻게 행동의 결과가 일관적일 수 있겠는가? 좋은 퍼팅을 위해서는 퍼팅에 좋은 세부 행동들로 구성해야 하듯 직원들의 잦은 실수와 들쭉날쭉한 성과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업무수행 과정별로 이뤄지는 행동을 연속성에 기반하여 세분화해야 한다. 행동 연쇄의 세분화 과정에서 리더가 고려해야 할 점은 ‘조직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인가?’, ‘단순한가?’이다. 

둘째. 시범을 통해 모델링하라!
행동 연쇄 방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 간과해선 안 되는 과정이 하나 있다. 그것은 행동을 해야 될 수행자(학습자)가 세분화된 행동을 어느 수준까지,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시범이다. 시범은 관찰학습이 일어나게 한다. 요령이나 절차, 규칙에 대한 설명과 함께 부분 행동과 전체 행동을 모두 보여주기 때문에 수행자(학습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Griffen, Wolery & Schuster는 시범이 학습자에게 효과적이다는 사실을 1992년 연구논문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 글의 서두에서 언급한 바 있는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주부를 생각해 보자. ‘요알못’ 주부에게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만드는 레시피를 주고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만들어 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주부는 정해진 순서대로 찌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차돌박이 200g, 된장 60g, 멸치육수 650g, 다진 마늘 20g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게다가 고기를 어느 정도 볶아야 하고, 어느 시점에 육수와 마늘, 양념을 넣어야 하는지 모른다. 레시피대로 만든다고 만들지만, 각종 숫자에 대한 이해, 적절한 시간에 대한 이해, 요리 순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없다. 하지만 요리사의 조리과정과 설명이 깃든 시범은 다르다. ‘g’으로 표시된 재료의 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재료의 상태를 통해 적절한 시간을 이해하게 되며, 왜 고기를 먼저 볶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그 결과 주부는 요리사에 준하는 그럴듯한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식탁에 내놓게 된다. 회사는 이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업무수행을 위한 절차서를 구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업무에 능숙한 롤모델을 통해 시범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직원들이 일을 순서에 맞게, 빠지지 않고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실수를 줄이고, 일관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셋째. 행동 전 과정을 훈련시켜라!
그린 위에서 공을 홀컵에 넣기 위해 하는 퍼팅,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요리하는 행동을 세분화했다. 즉, 행동이 단계를 거쳐 완료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퍼팅과 요리의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그렇다. 특정한 행동을 시작하고, 각각의 세부 행동의 이행을 통해 전 과정을 완수하는 것으로 이뤄져야 한다. 만약 수행자가 행동 단계를 건너뛰거나, 적절한 수준의 행동을 하지 않고 지나친다면 리더는 수행자(학습자)의 행동을 바로잡는 활동이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누락한 행동은 무엇인가?”, “다음 단계에서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통해 단계별 행동을 이행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게다가 만약 수행자(학습자)가 잘못된 세부 행동을 하거나, 적절한 시간에 세부 행동 단계를 시작하지 못한다면 교정을 해 주어야 한다. 행동 연쇄는 특정 단계의 행동을 훈련하는 것이 아니다. 시작과 완결까지 일련의 과정을 훈련함으로써 강화하는 것이다. 리더는 수행자(학습자)가 정해진 순서로,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해 가야 한다.

우연에 의한 행동 연쇄를 걸러내라!
요리를 못하던 아내가 가끔 맛있는 음식을 식탁에 내놓을 때가 있다. 요리과정에서 우연히 라면 수프를 넣었는데 맛있게 된 것이다. 퍼팅을 못해 늘 더블 보기 플레이를 하던 친구가 파, 버디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 눈을 감고 쳤는데 공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다. 라면 수프로 음식 맛이 좋아진 아내는 이후 모든 음식에 라면 수프를 쏟아붓는다. 눈을 감고 퍼팅해서 성공시켰던 친구는 퍼팅할 때마다 눈을 감고 친다. 모든 음식에 라면 수프를 넣는다고 음식이 맛있어 지지도 않으며, 요리 실력이 늘어나지 않는다. 눈을 감고 퍼팅한다고 매번 공이 홀컵으로 들어가지도 않으며, 퍼팅 실력이 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 행동을 반복한다. 우연이 만든 잘못된 행동 연쇄다. 리더는 우연적인 행위로 만드는 성과를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의 행동을 강화하고, 업무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 결과는 놀라울 것이다. 구성원들의 실수는 줄어들 것이며, 손에 쥐게 될 결과물은 양질의 일관성 있는 결과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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