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과 다른 새로운 행동, ‘조형(Shaping)’을 활용하자!

6개월이 지나면 과거가 되는 시대.
시장의 변화, 고객의 변화, 기술의 변화는 기업 활동의 변화를 요구한다. 변화에 기업이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하지 않던 새로운 업무,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업무수행 활동이 필요하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을 이끌고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업무수행 활동을 해야 하는 조직 구성원, 그들의 행동 변화가 기업과 조직의 미래를 결정한다.  새로운 행동을 만드는데 유용한 ‘조형(Shaping)’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조바퀴가 있는 자전거를 타는 초등학교 2학년 어린아이. 친구들은 모두 보조 바퀴를 떼어내고 자전거를 탄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어른들이 탈 만한 큼직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탄다.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타는 아이는 자전거와 점점 멀어진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안타깝다. 자전거를 제때 가르쳐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마음, 시간을 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도 함께 찾아온다. 아이가 좋아 하는 것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넘어갈 부모는 없다. ‘이제라도 가르쳐줘야 겠다’ 다짐하며, 아이의 자전거에서 보조바퀴를 떼어낸다. 그리곤 “아빠가 자전거 가르쳐 주마” 호기롭게 말하며, 아이의 손을 잡고 공터로 향한다. 아이는 아빠가 잡아 주는 자전거 안장에 앉자마자 당장이라도 넘어질 것 같아 불안해한다. 불안은 아이의 몸을 경직되게 만들고, 자전거를 가르쳐 주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아빠에게 시련을 안겨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빠는 자신감을 잃어간다. 이 모습은 어린 자녀에게 뭔가를 가르쳐야 하는 부모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조직은 어떤가? 시장의 변화, 고객의 변화, 기술의 변화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요즘 조직 구성원들은 새로운 업무와 기술의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이것은 아이가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부모로부터 배워야 하는 입장과 다를 바 없다. 
조직 구성원들은 모두 조직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업무, 익숙하지 않은 기술에 직면하게 되면 불안하다. 불안은 사고와 신체의 경직을 부른다. 그 결과 조직에 대한 기여도는 줄어들고 회사 생활에 대한 만족과 행복은 점점 사라진다. 새로운 업무, 새로운 기술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행동이 요구된다.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 가는데 유용한 방법 ‘조형(shaping)’은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리더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조형(Shaping)에 대한 이해
조형(shaping)을 심리학에서는 현재 수행하지 않는 행동을 형성하는 데 사용하는 절차로 정의한다. 즉 새로운 행동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조형은 목표 행동에 점점 더 가깝게 연속적으로 강화해 가면서 새로운 행동을 발달시키는 방법이다. 조형에는 5가지 방법이 있다. 골프를 칠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움직임같이 신체의 움직임을 조형하는 ‘형태 조형(topography)’, 주어진 시간에 행동의 횟수를 늘려가는 ‘빈도 조형(amount)’, 공부하는 시간, 업무 집중 시간 등 행동이 지속되는 시간을 늘려가는 ‘지속기간 조형(duration)’, 퀴즈 쇼에서 질문을 하고, 답변에 걸리는 시간 등 자극과 행동 사이의 시간으로 조형하는 ‘잠재기간 조형(latency)’ 마지막으로 권투선수가 주먹을 뻗는 힘 등 행동을 위해 사용하는 물리적인 에너지를 높여가는 ‘강도 조형(intensity)’이다. 옹알이하던 아이가 말을 배우고, 수업시간에 노트에 필기하던 학생이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것처럼 사람은 다양한 원인과 영향에 의해 행동을 습득하고, 발달시킨다. 조형은 시장과 고객, 기술이 급변하는 요즘, 성과창출을 위해 구성원의 행동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고 발달시키는데 유용한 방법이다.

조형(Shaping)을 활용하는 리더십 스킬

첫째. 새로운 행동을 위한 앵커(anchor)를 선택하라!
기존에 하지 않던 새로운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 거부감뿐만 아니라 행동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많은 전문가들은 일상생활 속 행동과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탠퍼드 대학의 행동설계 연구소장 포그(Brian Jeffrey FOGG)가 대표적이다. 포그는 인간의 행동은 의지의 높고, 낮음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일상생활 속 행동을 앵커(anchor)로 삼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운동하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누구나 화장실을 가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행동을 앵커로 선택하는 것이다. 화장실을 갔다가 나올 때마다 팔 굽혀 펴기를 한다면 거부감이나 부자연스러움 없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실천할 수 있게 된다. 필드에 들어가는 축구선수는 저마다의 루틴을 가지고 있다. 루틴은 앵커가 진일보해서 만들어진 시작 행동이다.  

둘째. 조형 단계를 설계하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배운다. 배움에는 과정이 따른다. 기본기를 다져야 하고, 응용력을 키워야 마스터가 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세계 5대 축구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 리그에서 21-22 시즌에 아시아 최초로 득점왕이 나왔다. 손흥민이다. 그를 두고 한동안 ‘월클(월드 클래스)이다, 아니다’라며 논쟁이 벌어졌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월클 아닙니다”라고 방송에서 이야기도 했지만, 이젠 모두가 월클이라고 인정한다. 손흥민은 어떻게 월클이 되었을까? 그의 아버지를 비롯해 모두가 기본기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기본기 다지는데 1년 미만의 짧은 시간을 쓰고, 어떤 이는 그 두배, 세배 아니 10배 이상의 시간을 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본기에 대한 정의 때문이다. 단순히 익히는 정도로 기본기를 정의한 이는 1년 미만의 시간을 쓰고, 몸에 베이도록 정의한 이는 몸에 베일 때까지 필요한 시간을 쓴다. 그 차이는 명백하다. 새로운 행동을 조형하고자 한다면 기본부터 마스터까지 적절한 정의로 단계를 나누고, 구분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셋째. 적절한 속도가 필요하다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 가는 조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속도다. 여기서 속도는 빠름과 늦음이 아니다. 몸에 베이는 습관의 시간이다. 이를 위해 조형에서는 3가지를 유의하라고 한다. 하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는 전 충분히 습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너무 느려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목적한 행동이 조형되지 않으면 다시 이전 단계로 과감히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수험생이 수학 문제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개념서를 다시 펼쳐야 하고, 푸는 방법은 알겠는데 어디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잘 모를 경우에는 유사 문제집을 다시 펼쳐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넷째. 목적에 충실하게 피드백하라
아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치는 부모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이가 안전하게 자전거를 잘 다루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아이가 한 손을 놓고 타는 모습을 보고 부모가 ‘잘한다’고 칭찬하고, 두 손을 놓고 타는 모습에 ‘정말 잘한다’고 칭찬하는 등 잘못된 피드백을 하면 어떻게 될까? 아이는 손을 놓고 타는 연습을 하고, 심지어 안장에 서서 타는 등 묘기를 부리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이는 아이가 안전하게 자전거를 잘 다루기 위해 가르친다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조직의 구성원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업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그에 필요한 행동을 조형하고자 한다면, 목적에 충실한 피드백은 리더가 반드시 실행해야 할 행동이다. 

사람마다 다르다,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누구와 비교를 당하면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다르다.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다름은   비교가 되는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생활 방식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학습 속도 또한 마찬가지다. 말이 늦다고 걱정하던 아이가 커서 그 어떤 아이보다 유창하게 말하는 모습을 우리는 봐 왔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괜한 걱정이었다고 후회도 해 봤다. 조직의 구성원 또한 마찬가지다. 새로운 행동을 조형하는데 속도가 늦다고 성급하게 비교하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리더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때를 기다리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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