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하거나, 부정적인 행동을 줄이는 방법

<필자 소개>

진현진 
▶ 현 피델리티솔루션㈜ 부대표
▶ 경희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 주요저서
  - 변화와 성장 레시피 (2018. 바른북스)
  - 마흔에 찾아온 哀傷(2018. Bookk)
  - 나다움 (2019. 바른북스)

 

조직의 하루는 8시간!
 리더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선 하루 8시간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리더의 시간도, 조직 구성원들의 시간도 허투루 쓸 수 없다. 그런데 의외로 낭비하는 시간이 많다. 낭비되는 시간은 대부분 성과창출에 불필요한 행동, 부정적인 행동으로 쓰인다. 시간의 효율성과 효과성도 결국 행동의 변화가 필수다. 성과창출에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하루로 만드는 방법 중 하나는 “소거(extinction)”다.

핸드폰에 빠진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은 검게 타 들어간다. ‘저 녀석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나?’, ‘중독에 걸린 것은 아닐까?’,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저걸 고쳐야 하는데, 그래 도저히 그냥 둬선 안 되겠다’ 그리고 다짐한다. ‘그래 오늘부터 핸드폰에 빠져 사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감소시키자’ 그렇게 다짐한 순간 부모는 바로 실천에 옮긴다. 아이에게 다가가 ‘오늘부터 핸드폰 금지다’. 부모의 갑작스러운 말과 행동에 아이는 당황한다. ‘갑자기 왜 그러시지?’, ‘내가 뭘 잘못했나?’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의 행동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부모의 말을 어길 수가 없다. 아이는 잠시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고, 핸드폰의 세상에 빠져든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상사다. 그렇다면 우리의 조직은 어떨까?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생산적인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하루 8시간 중 성과창출에 필요한 사고와 행동을 하는 시간은 불과 서너 시간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간은 농담하고,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나 인터넷 쇼핑 등을 하면서 보낸다. 이런 조직 구성원의 행동은 핸드폰에 빠져 사는 아이의 행동과 다름없다. 리더는 성과창출에 불필요하거나, 부정적인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을 감소시키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그런 리더들을 위해 성과창출에 불필요하거나, 부정적인 행동을 감소시키는 방법 ‘소거(extinction)’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소거(extinction)에 대한 이해
심리학에서는 소거(extinction)를 ‘조건 반사에 강화가 더 이상 주어지지 않을 때 그 반응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일’로 정의한다. 소거(extinction)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심리학에서 유명한 ‘스키너 박스 실험(skinner box)’을 잠시 언급해 보겠다. 스키너 박스 실험은 녹색 레버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고, 빨간색 레버를 누르면 먹이는커녕 전기 충격을 받도록 설계한 박스 안에 쥐를 넣어 두고, 실시한 실험이다. 쥐는 먹이를 먹기 위해서는 녹색 레버를 눌러야 한다. 실험의 결과는 어땠을까? 쥐는 녹색 레버를 누르는 행동이 점차 증가한 반면, 빨간색 레버를 누르는 행동이 점차 감소했다. 이와 같이 긍정적인 사건이 뒤따르는 행동은 강화되고, 부정적인 사건이 뒤따르는 행동은 감소하거나,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소거(extinction)’다.
스키너 박스(skinner box) 실험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소거(extinction)는 상황(event) – 반응(response) – 성과(Outcome)라는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상황(event)은 행동이 이뤄지고 있는 현상이며, 반응(response)은 현상에 대한 대처와 대응이며, 성과(Outcome)는 행동의 변화다. 변화는 상황에 대한 반응에 달린 것이다.
소거(extinction)는 잘못된 행동을 줄이고, 제거하는데 유용한 방법이다. 핸드폰에 빠져 사는 아이로 걱정이 많은 부모, 성과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 때문에 고민이 많은 리더라면, 불필요한 행동을 줄이고, 제거하는데 유용한 소거(extinction)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소거(extinction)를 활용하는 리더십 스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소거(extinction)를 활용하는 리더십 스킬

첫째. 목표 행동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핸드폰에 빠져 사는 아이의 행동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다. 그리고 핸드폰을 사용하는 모든 행동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핸드폰을 활용하여 정보를 탐색하고, 지식을 함양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가 학습이나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콘텐츠 소비를 위해 핸드폰에 빠져 지냈다면 아이의 행동을 바꿀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가 정말 원하는 것은 핸드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거나, 부정적인 콘텐츠 소비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이 경우 소거를 위한 행동은 아이에게 불필요하거나, 부정적인 컨텐츠 소비시간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조직의 리더도 마찬가지다. 조직 구성원들이 행하는 행동들 중에서 정말 성과창출에 불필요하거나, 부정적인 행동이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고, 구체화하여 소거를 위한 목표 행동으로 선택해야 한다.
둘째. 목표 행동이 발생하는 현황과 상황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소거를 위한 목표 행동을 구체화했다면, 다음으로 리더에게 필요한 활동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 우리 조직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행하는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행동들이 일어나는 상황은 어떤 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목표하는 행동에 대한 현황과 행동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면 소거를 위한 설계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셋째. 바람직한 대안 행동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스키너 박스(Skinner box) 실험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환경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그리고 환경설계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은 ‘바람직한 대안 행동’이다. 대안 행동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심리학자가 있다. 그들은 바로 레먼(leman)과 이와타(Iwata)다. 레먼(leman)과 이와타(Iwata)는 1996년 응용 행동 분석 저널(Journal of applied Behavior Analysis)에 발표한 논문(Evaluation of a multiple-stimulus presentation format for assessing reinforces)에서 소거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대안행동을 선정해 함께 운영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 바 있다. 쥐의 긍정적인 행동을 증가시키고, 부정적인 행동을 감소하기 위해 녹색 레버와 빨간색 레버를 함께 반영하여 박스(box) 내부 환경을 설계한 것처럼 성과창출에 긍정적인 대안 행동을 함께 반영하여 불필요하거나, 부정적인 행동을 소거(extinction) 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 
넷째, 효과적인 조건 강화물(토큰경제)을 정해야 한다.
아이의 부정적인 행동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데 있어 많은 부모들이 실패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효과적인 강화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부정적인 행동을 하면 즉각 주의를 주거나, 교정해 주어야 한다. 반면에 아이가 바람직한 대안 행동을 하면 강화물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제공되는 강화물이 아이에게 매력이 없는 것이라면 어떨까? 그렇다. 변화는 쉽게 일어나지 않으며,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그 변화는 지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효과적인 조건 강화물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대상자 즉, 조직 구성원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력적인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효과적인 조건 강화물을 선정하는 방법은 이전 칼럼(토큰)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다섯째. 습관이 형성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성과창출을 위해 선정한 목표 행동, 대안 행동까지 반영한 최적의 환경 설계 그리고 효과적인 조건 강화물이 마련되었다면 이제 그 계획을 조직 구성원과 공유하고, 실행해야 한다. 실행을 하는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과 아무리 공유하고, 협의했다고 하더라도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저항은 소거를 목표로 한 행동의 양적 증대로 나타날 수도 있고, 약간의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소거 폭발(extinction brust)라고 부르는데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만약 당신이 소거를 하려고 했다면 계속해라. 보통 좋아지기 전에 더 나빠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계속 소거를 해 나가면, 결국 소거가 될 것이다”. 이에 더해 필자가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소거를 목표로 한 행동이 Zero(0)로 감소하더라도 바람직한 대안 행동이 무의식 중에서도 나타나지 않으면 결코 중단하지 마라!” 

일관성이 핵심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키워본 부모라면 알 것이다. 제 아무리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고쳐보고자 노력해도 설계한 환경에 누군가 들어와 찬물을 끼얹는다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이의 게임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게임기를 들고 아이에게 놀자고 하는 아빠, 군것질을 줄여보고자 하는데, 한 번은 괜찮다며 초콜릿을 아이에게 건네는 할아버지 등 정말 난처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이때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결정한다. 조직 구성원들의 성과창출에 불필요한 행동, 부정적인 행동을 소거하고자 한다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리더는 일관성 있게 반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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