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소개>

진현진 
▶ 현 피델리티솔루션㈜ 부대표
▶ 경희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 주요저서
  - 변화와 성장 레시피 (2018. 바른북스)
  - 마흔에 찾아온 哀傷(2018. Bookk)
  - 나다움 (2019. 바른북스)

 

사람이 가진 개인적인 기질(氣質)과 성격(性格)을 고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사람의 행동(行動)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 물론 쉽지 않지만 말이다. 성과창출을 위해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유지시켜야 하는 리더에게 채찍도 필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이 당근일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변화의 의지를 세우고, 자발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데 유용한 당근 중 하나, “토큰(token)”이다.

 

사람은 참 변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우리의 선조들이 이런 말을 남겼을까?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 사람은 고쳐지지 않는 것일까? 사람을 기질(氣質, )과 성격(性格)만으로 한정한다면 ‘그래 그건 정말 고쳐지지 않는 것이지’라고 동의할 수 있지만, 기질(氣質)과 성격(性格)만으로 평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가진 생각(生角), 행동(行動) 또한 포함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 왜냐면 학창 시절 그렇게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던 필자도 지금은 전날 아무리 무리를 하고, 늦게 자더라도 다음날 5시 30분이면 눈을 뜨고,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필자의 기질(氣質)과 성격(性格)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행동(行動)은 이전에 비해 크게 좋아졌다. 나름 잘 고쳐 쓴 것이다. 그렇다 사람이 가진 개인적인 기질(氣質)과 성격(性格)을 고쳐 쓰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우리의 선조들의 이야기처럼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사람의 행동(行動)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의 데리고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성과는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활동 즉 행동(行動)으로 창출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行動)에 집중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번 글에선 조직 구성원의 행동(行動)을 변화시키고, 유지하는데 있어 유용한 수단, ‘토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조건강화물 토큰(token)이 가진 힘

토큰경제(token economy)란 말을 들어보았는가? 토큰경제(token economy)란 행동심리학에서 다루는 용어로 행동치료를 목적으로 환자로부터 기대하는 행동을 이끌어 내고,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토큰(token)을 제공하고, 환자는 얻은 토큰(token)으로 원하는 것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체계화된 행동수정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자면 유치원 교사가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할 때마다 ‘별(star) 스티커’를 주고, 일정수의 별 스티커로 채워진 스티커 북이나 카드를 제출하면 선물을 주거나, 상장을 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토큰경제(token economy)를 적용한 사례다.
 토큰경제는 1960년대에 심리치료, 재활치료 분야에서 등장한 이후 1980년대를 지나 과학적인 방법으로 진화하여 의학분야(행동의학), 경제학분야(행동경제학) 등으로 확대되어 오늘날 많은 기업에서 ‘마일리지’, ‘무료쿠폰’, ‘포인트’, ‘무료시식권’, ‘알 리워드’ 등 다양한 이름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금융시장을 창조하고,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 

토큰을 조건 강화물로 활용하여 행동변화를 이끌어 낸 사례는 많다. 앞서 언급한 ‘마일리지’는 항공사에서 운영하여 신규고객(경쟁사 고객 포함)을 유치하고, 자사 항공사의 이용률을 높이고,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수단이다. 카카오의 ‘알 리워드’는 카카오 플랫폼에서의 상품 구매 행위를 유지 또는 증가시키는 수단이다. 즉 ‘마일리지’, ‘알 리워드’라는 조건 강화물로 소비자의 행동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토큰(token)은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유용한 수단이다. 만약 리더가 토큰이 가진 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을 변화시켜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토큰(token)을 활용한 리더십 스킬

첫째, 토큰(token)은 즉시 지급되고, 쉽게 관리되어야 한다
유치원의 선생님은 아이가 칭찬받을 일을 했거나, 선생님이 기대하는 행동을 했을 때 바로 ‘별 스티커’를 지급한다. 항공사는 고객이 항공권을 구매하는 순간 구매금액에 맞춰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상품을 구매한 순간 ‘알 리워드’를 제공한다. ‘별 스티커’, ‘마일리지’, ‘알 리워드’라는 이름의 토큰(token)은 행동변화의 대상이 기대한 행동을 했을 때 즉각적으로 지급되며, 개인에게 지급된 토큰들은 쉽게 관리된다. 반면, 대형마트에서 어떤 상품에 대해 ‘반값 할인’ 또는 ‘1+1’을 하는 경우 그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구매 즉시 토큰(token)을 지급받지만, 받는 즉시 소멸된다. 뿐만 아니라 관리가 어려운 것이 제공되면 행동 변화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스티커’, ‘마일리지’, ‘알 리워드’는 쌓여서 행동을 유지하고, 증가시키는 동인이 되지만, ‘반값 할인’, ‘1+1’, ‘관리가 어려운 것’은 행동을 단절시킬 수 있다. 즉, 토큰(token)은 원하는 상황에서 즉시 지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공자와 수급자가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토큰(token)은 다양한 지원강화물들과 연결되어야 한다
 2021년 코로나 장기화로 고객들은 항공사를 이용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소비자는 소멸기간이 다가오면서 쌓인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도 없어 불만을 표출하고, 기업은 부채(미 사용 마일리지가 부채에 포함)가 늘어만 가는 문제로 골치라는 뉴스를 본 적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공사는 부랴부랴 마일리지 사용 채널을 호텔 숙박, 여행상품을 넘어 웹툰, OTT 이용권 심지어 전자제품까지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항공사의 토큰(token) 정책의 변화는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변화를 위해 도입하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즉, 리더로부터 받은 토큰(token)을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강화물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내의 매점, 카페 이용을 비롯해 회사와 제휴를 맺은 곳에서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교육 및 연수 기회, 휴가 사용 및 승진 시 주요 고려 사항으로 연결시킨다면 행동변화를 위한 자극의 수단으로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토큰(token)에 재미와 함께 사회적 보상 전략 입히기
재미는 어떤 생각, 어떤 행위를 통해 얻는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이다. 따라서 재미는 행동을 변화시키고, 유지시키는데 큰 힘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을지로 입구역에 설치되어 있는 피아노 계단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보행자가 계단을 밟으면 적외선 센서에 의해 송/수신이 차단 또는 연결되어 소리가 나는 원리다. 피아노 소리를 듣기 위해 일부러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까지 있다고 하니 재미가 주는 효과는 결코 적지 않다.(노르웨이 오슬로에도 피아노 계단이 설치된 지하철이 있다) 사람의 행동 변화를 자극시키는 또 하나는 사회적 보상이다. 예를 들자면 채널A에서 매주 목요일 밤에 방송되는 도시어부의 황금배지와 슈퍼배지가 대표적이다. 도시어부의 출연진은 매번 출조(出釣)할 때마다 미션을 부여받는다. 미션을 달성하면 황금배지 또는 슈퍼배지(황금배지 다섯 개가 되면 슈퍼배지로 바꿔준다)를 받는다. 도시어부에서 황금배지와 슈퍼배지의 효과는 놀랍다. 배지를 받는 출연진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그를 지켜보는 출연진들은 다음 출조(出釣) 때 자신이 받기 위해 의지를 불태운다. ‘재미’를 선사하는 피아노 계단, 미션을 달성하면 ‘사회적 보상’을 제공하는 도시어부는 토큰(token)을 활용하여 조직 구성원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리더라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도시어부는 주어진 미션을 하나도 달성하지 못하면 지급한 황금배지를 돌려받기도 한다. 이는 토큰(token)을 통한 대표적인 처벌 사례라 할 수 있다)

넷째, 토큰(token)을 위한 격렬한 경쟁을 유발해선 안 된다
기업은 좋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조직 간 또는 구성원 간 경쟁을 유발하는 수단으로 보상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하기도 한다. 그런데 보상제도 도입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많다는 기업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받는 조직 또는 사람만 받는다’, ‘해 봐야 소용없다’, ‘보상을 받기 위해 다른 조직(사람)을 방해하고, 부정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등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토큰(token) 도입을 주저하고, 꺼리는 경향이 많다. 이는 모두 보상을 얻기 위해 조직 또는 구성원 간 공격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격렬한 경쟁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토큰(token)을 도입해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리더라면 반드시 이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누구나 노력하면 달성 가능하도록 토큰경제(token economy)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토큰(token)’은 수단이다 

매번 강조하지만 리더가 존재하는 이유는 조직 구성원을 이끌고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리더는 앞에서 끌기도 하고, 뒤에서 밀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물을 먹을 의지가 없는 소를 억지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면서 우물 앞으로 데리고 갈 수 없는 것처럼 조직 구성원 또한 마찬가지다. 한 줌의 여물이 의지가 부족한 소를 움직이게 하는 다양한 것 중 하나이듯, 조직 구성원들이 성과창출에 필요한 행동을 이끌어 내고, 그 행동을 지속하게 하는 동기 중 하나가 토큰(token)이다. 즉, 토큰(token)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수단이 목적이 되면 본래의 목적이 무너지게 된다. 이러는 점을 감안하여 리더는 토큰(token)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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