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소개>

진현진 

▶ 현 피델리티솔루션㈜ 부대표
▶ 경희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 주요저서
  - 변화와 성장 레시피 (2018. 바른북스)
  - 마흔에 찾아온 哀傷(2018. Bookk)
  - 나다움 (2019. 바른북스)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이 귀찮은가?, 구성원들의 역량 수준에 한탄하고 있는가?
리더는 회사로부터 “성과창출”과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이다. 귀찮아 하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역할과 책임을 완수하는 기회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글의 “Better Answer가 되는 4가지 방법”은 당신의 조직을 인재(人才)로 넘쳐나게 하고, 성과는 날개를 펴고 비상(飛上)하게 할 것이다.

얼마전 친하게 지내는 공공기관의 리더로부터 오래간만에 전화가 왔다. 자연스럽게 안부를 물었다. 코로나로 뒤숭숭한 세상이라 건강은 어떠 신지, 대학원 공부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등등 안부를 비롯해 정치, 경제 그리고 아프카니스탄의 세계정세까지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다가 회사와 관련된 일을 여쭤보았다. “회사일은 여전히 잘 되시죠?” 그랬더니 전화기로 긴 한숨소리와 함께 “대체 일을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 어디 괜찮은 사람 없을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이 말은 그동안 많은 리더들로부터 자주 듣던 말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우수한 직원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우수한 인재를 키우려는 리더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컨설팅을 하면서 성공한 리더들을 많이 만났다. 성공한 리더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람을 외부에서 찾기보다는 내부의 사람을 키운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내부에서 인재 키워낼 수 있다면, 당신 또한 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위해 이번 리더십은 “Better Answer”라는 주제로 인재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Better Answer에 대한 이해
리더가 기업과 조직을 이끌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구성원들로부터 질문을 받거나, 요청을 받는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하죠?”, “~이 필요합니다” 등이 대표적인 질문이다. 이런 질문과 요청을 받을 때 리더는 두 가지 관점에서 반응하고, 대응하게 된다. 하나는 ‘이것도 질문이라고 하는 건가?’,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나?’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해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할까?’ 하는 것이다. 전자를 통한 대응은 업무에 대한 구성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후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구성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의 변화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결국 역량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리더가 구성원들을 인재로 키우고자 한다면, 질문과 요청 상황에서 지금보다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Better Answer”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Better Answer”는 어떤 사람일까? 앞서 언급한 문장을 통해 “Better Answer”를 유추할 수도 있겠지만 “Answer”의 어원을 통해 구체화해 보자. 고대에는 “Answer”를 “andswaru”으로 표기했고, “andswaru”의 의미는 “a response, a reply to a question(질문에 대답하는 책임감)”이었다. 그리고 중세시대(C.1300) 부터는 “Solution of a problem(문제의 해결)”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Answer”에는 “Responsibility(책임감)”과 “Solution(해결방법)”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한마디로 질문과 요청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Answer”

질문과 요청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사람

기업과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는 성과창출과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에 대해 적절히 반응함으로써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을 완수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리더로서 현재보다 더 긍정적인 반응하는 “Better Answer”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Better Answer”

구성원의 질문과 요청에 대해 
성과창출과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감을 완수하기 위해
 더 나은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리더

 Better Answer가 되는 4가지 방법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을 받게 되면 리더는 정답을 알려줘야 한다는 강박관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전혀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정답을 알려준다고 구성원들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인재를 육성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회사의 업무에 있어 정답은 없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 시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법을 알려주거나,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과 책임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 역량 향상과 인재육성에 훨씬 도움이 된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Better Answer”가 되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제부터는 누구나 “Better Answer”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방법1. Good listener 되기 (10-20%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음)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당시 리더로서 그들의 질문과 요청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떠올려 보자.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의 질문과 요청이라는 것이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대응했는가?’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질문과 요청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것이 정답이다” 고 바로 알려준다.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비슷한 문제가 있거나, 발생하면 구성원들은 다시 리더를 찾는다. 이미 잊어버렸거나, 그 때 알려준 정답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그들의 질문과 요청을 제대로 들어주는 것이다. 들어주는 과정에서 두가지 이점도 생긴다. 하나는 리더가 그들의 질문과 요청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질문과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게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리더인 당신에게 질문과 요청을 한다면 먼저 “Good listener”가 되는 것이 “Better Answer”가 되는 첫 번째 방법이다. 

방법2. 질문과 요청 되묻기 (30%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음)
논어(論語)는 공자(孔子)와 제자의 대화를 기반으로 기술된 책이다. 제자는 스승인 공자(孔子)에게 질문하고, 공자(孔子)는 제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 공자(孔子)는 제자의 질문에 대해 매번 바로 답하지 않고 다시 되물어 스스로 답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공자(孔子)가 제자에게 지식을 가르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쳐 지혜를 갖게 하겠다는 목적 때문이다. 지식을 주입하는 가르침은 시간이 지나면 햇살에 눈이 녹아 내리듯 사라지지만, 스스로 깨우치게 하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더 나은 판단을 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게 하는 지혜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의 역량을 향상하고,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공자(孔子)의 교수법이 필요하다. 질문과 요청에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되물을 필요가 있다.

방법3. 방법론 알려주기 (80% 이상 스스로 문제해결)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면서 참으로 답답하기도 하고, 힘든 과목이 있다. 어떤 과목일까? 그렇다 바로 수학이다. 수학이라는 학문은 철학, 천문학, 과학 등과 같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문이며, 인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학문이다. 그런데 이 유용한 학문은 온갖 숫자와 기호 그리고 그것들을 사용하여 대상과 대상 간의 관계를 공리적으로 표현한다. 덧셈, 뺄셈부터 함수, 미분, 적분 등으로 말이다. 수학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숫자와 기호, 심지어 관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뭘 말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문제를 모르니 문제를 풀 수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려면 숫자, 기호에 대한 의미와 개념을 먼저 가르쳐야 하고, 이후 관계의 공리를 가르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르치는 입장에서 답답하기도 하고, 힘들다. 그렇다고 정답을 바로 알려줄 수도 없다. 알려줘도 이해하지 못하니 ‘소 귀에 경 읽기’ 다. 구성원들의 역량을 육성하고, 인재로 만들고 싶다면 그들의 질문과 요청에 대해 답을 바로 알려주기 보다는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쉽게 말해 “1+1=?” 무엇인지 질문할 때 “2”라는 정답을 바로 알려주기 보다는 숫자 “1”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고, 기호 “+”의 개념과 원리가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5+7=?”, “10+100=?” 문제에 직면하게 될 때 “12”, “110”라는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인재로 육성할 수 있다.

방법4. 사례로 설명하기 (대부분 스스로 문제해결)
구성원들의 몇몇은 방법론까지 알려줘도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바로 정답을 알려주게 된다면 앞서 언급한 이유에 의해 그들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없다. 그리고 리더는 1,000번씩 같은 말을 되풀이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런 각오 없이 “몇 번을 말했는데?”, “아직도 몰라?”, “왜 못하는 거야?” 등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고, 탄식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사례다. 사례는 구성원의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그 사례가 마치 수학문제의 답안지처럼 여겨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례는 구성원이 요청한 질문과 요청에 대해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게 하는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리더는 사례를 들어 설명할 때는 “기(문제)” – “승(문제의 본질)” – “전(문제의 해결방법과 과정)” 단계까지 순서에 맞춰 가급적 자세히 이뤄져야 한다. “결(정답)”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구성원에게 알려주면 안 된다. 스스로 찾게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을 완수할 수 있다. 이렇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해결방안을 스스로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 직원은 회사에 적합한 인재(人才)가 아니다. 리더는 모든 구성원을 끌어안고 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역량을 함양한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도 그러한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당신은 리더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구성원들로부터 무수히 많은 질문과 요청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그 상황이 귀찮기도 하고, 질문과 요청 내용으로 구성원들의 역량 수준에 한탄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Better Answer가 되는 4가지 방법”으로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인재육성이라는 역할과 책임을 완수하는 기회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그 결과 당신의 조직은 인재(人才)로 넘쳐나게 될 것이고, 성과는 날개를 펴고 비상(飛上)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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