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출신 시인 정현태 시인(전.남해군수)
정현태 시인(전.남해군수)

《바다의 노래》는 정치인 출신이자 시인으로 활동해 온 정현태 전.남해군수가 낸 보기 드문 시집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본 시집은 시인 정현태의 데뷔작으로 출간과 동시에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운명의 바다’, ‘생명의 바다’, ‘은혜의 바다’, ‘유배의 바다’, ‘평화의 바다’로 구성된 본 시집에서 바다는 단연 책의 중심을 관통하는 시적 공간이다. 저자는 이곳 바다에서 인장과도 같은 지난 발자국을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다. 자전적 시에 담긴 허심탄회는 진한 공감을 자아낸다. 한편 《바다의 노래》는 공민권 박탈의 시기에 대한 성찰이 담긴 정현태 시인의 유배 일기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끈다. 저자는 성찰을 마친 후 미래에 대한 소회를 품으며 본서의 시적 공간 남해에서 쓰인 《화전별곡》, 《구운몽》, 《사씨남정기》 이후 절망도 절정도 모두 뛰어넘는 유배 문학의 산맥을 잇고자 한다.

《바다의 노래》는 문화 예술계 명사들의 찬사를 통해 그 가치를 보여준다.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저자를 ‘바다, 하늘, 별, 자유를 사랑했던’ 카잔차키스에 비유하며 시인으로서의 역량에 대해 말했고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시와 정치의 결속을 통한 호활한 바다의 서정’이라 표했다. 고두현, 서정홍, 오인태, 이재무 시인 등 문단의 기성 시인들이 보낸 애정 어린 축사는 본 시집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아울러 임동창 풍류아티스트가 본서의 시 <남해처럼>을 모티브로 작곡한 음악은 ‘남해처럼’ 서로 어울림으로써 풍요로워지는 사회에 대한 저자의 소망을 더욱 생생히 전한다.

내 운명은 바다에서 탄생했다. 정현태 시인은 이와 같이 말한다. 남해에서 나고 자란 정현태 시인의 삶은 바다를 닮았다. 그래서일까, 바다는 책을 관통하는 시적 공간일 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을 축약한 단어이기도 하다. 그의 시는 바다를 토대로 삶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낸다. 매일의 일상, 나아가 삶이라는 우주를 감각하는 정현태 시인은 그동안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또렷해진 시심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어쩌면 정치인 출신 시인이라는 보기 드문 타이틀보다 새롭게 느껴지는 건 인간 정현태의 언어가 시의 세계 안에서 재배치되는 과정이다.

저자는 바다에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물결처럼 삶의 굽이마다 덧입혀진 마음의 옹이를 가시화된 시어로 끄집어 내었다.

이에 따라 본서는 1부 ‘운명의 바다’를 통해 운명의 근원, 그야말로 바다와 같은 삶의 물줄기가 열리는 유년 시절을 다루는 것에서 시작된다. 바다에서 아버지를 잃은 애환과 맞물린 소년은 자신을 향한 물살에 기꺼이 몸을 맡긴 채 흔들리며 성장한다. 이후 2부 ‘생명의 바다’와 3부 ‘은혜의 바다’에서 정현태 시인의 견고해진 남해 정서를 느낄 수 있다. 4부 ‘유배의 바다’는 또 한 번의 곡절을 마주한 저자의 회오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5부 ‘평화의 바다’라는 결론을 제시하며 시인은 성찰의 끝에 융화와 대통합에 대한 웅지를 품는다.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삼산(三山) 정현태(鄭炫台)의 첫 시집 《바다의 노래》는 시인 자신의 표현대로 ‘시로 쓰는 자서전’의 속성을 여러 모로 견지하고 있다. 정현태는 자신의 경험과 시상(詩想)을 온전하게 결합하여 오늘 우리 현실에 진정한 정치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믿음으로 시를 써간다. 나아가 모두 하나가 되는 대통합 중도 정치를 갈망해온 자신의 생애를 집중시켜 정교동심(政敎同心)의 이상을 선명하게 제시해간다.”라고 평가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인 임헌영 교수는 “ 정현태 시인은 바다, 하늘, 별, 자유를 사랑했던 섬사람 카잔차키스를 떠올리게 한다. 정 시인의 삶의 원동력인 남해가 한반도의 크레타처럼 다가선다. 성우보다 더 매력적인 우람찬 목소리로 암송하는 시에 도취하노라면 어찌 저런 재주로 정치만 할까 슬그머니 아까웠는데, 늦깎이 시인이 되어 여간 반갑지 않다. 이 시집은 고향이 유배의 섬이 되어버린 ‘공민권 박탈의 시대’가 준 시련과 인고의 영혼의 발효다. “우주의 받아쓰기/하늘의 지혜와/대지의 사랑과/바람의 노래와/햇살의 온기를” 노래하는 정 시인! 다산의 가르침으로 다져진 이 시련의 시기에 어서 종지부를 찍고 자유인의 꿈과 시인의 열망이 그 탁월한 역량으로 활짝 피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말했다.

『천년의 시작』 발행인인 이재무 시인은 “ 바다가 운명인 정현태 시인의 시편들은 직정적이고 우렁차다. 그는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방으로 핵심을 향해 질러버린다. 말의 향기에서는 바다 사내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흐르는 물의 정상은 바다다. 정현태 시인의 호연지기는 바다에서 생겨난 것, 그는 “충무공 이순신의 마음으로”, “사람이 하늘인 세상을 위해/죽산처럼 일어서서” 시를 쓴다. 정현태 시인의 시심은 바다의 성정을 닮아 넓고 깊어서 시대의 영웅호걸들에서 민중들까지 두루 아우르고 있다. 정 시인의 시편들은 이육사, 유치환, 김수영 같이 산맥처럼 굵은 남성적 어조의 시인들이 지닌 시 정신과 맥을 잇고 있어 각별히 주목을 끈다. 시작이 창대하였으니 끝도 창대하길 빈다.“라며 극찬했다.

농부 시인 서정홍씨는 “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처럼 정현태 시인이 쓴 시를 읽으면서 문득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 적힌 글이 떠오른다.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글귀에서처럼 이 시집이 세상에 나가 인간들의 ‘탐욕 바이러스’를 조금이라도 줄여 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저자 소개]

정현태 시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문학을 전공했지만 시대의 격류 속에서 교단도 문단도 아닌 정치에 입문했다. 그러나 문학에 대한 갈증으로 삶의 굽이마다 그에 맞는 시를 골라 가슴에 넣어 다니며 외운 지 수십 년. 시는 그의 가슴 속에서, 삶의 현장에서 언제나 함께 숨 쉬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의 시를 외우는 것도 좋지만 이제 자신의 시를 써 보라”는 영혼을 뒤흔든 공산 스승님의 죽비소리를 듣고 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시를 쓴 지 1년 남짓, 어느덧 시의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 작은 집을 지을 정도가 되었다. 《바다의 노래》는 정현태 시인의 시로 쓴 자서전이며 그의 첫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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