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일 대교문화재단과 경계선 지능 학생 학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는 이 업무협약을 다음 세 가지 이유로 명백히 반대하며 규탄한다.

첫째, 학습지 사업을 하는 대교라는 특정 사교육업체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대교문화재단에 영업 이익을 보장해 주는 불공정 행위이다.

둘째, 공교육이 감당해야 하고, 감당할 수 있는 경계선 지능 학생 학습지원을 사교육업체에 넘기는 행위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으로 공교육이 견지해야 할 교육의 공공성이 실종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셋째, 업무협약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책임 범위가 불분명하다. 따라서, 한편 정치인으로서의 교육감과 대교라는 사교육업체가 선전 효과를 목표로 한 알맹이 없는 홍보성 사업의 가능성이 크며, 한편 위임의 범위가 무한대여서 방만한 사업이 될 우려도 높다.

 

경계선 지능 학생이란 지능검사 결과 IQ 71~84에 해당하는 학습 발달이 느린 학생들을 말한다.

대교문화재단이 경계선 지능 학생 학습 지원을 맡아야 할 뚜렷한 이유는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대교문화재단은 학습지 사업을 하는 사교육업체인 대교라는 영리업체가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재단이라는 것이다. 왜 대교문화재단이어야 하는가? 대교문화재단이 경계선 지능 학생 학습 지원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조건에 대한 어떤 검증 절차가 있었는가? 업무협약의 양 당사자가 스스로 밝힌 바도 없거니와, 인터넷 상에서 확인한 바로는 서울시의 20202월 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 사업에 부분적으로 참여한 것 외에 어떤 전문적인 역량도 확인되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서울교육의 책임을 가진 공기관인 서울교육청의 진지한 논의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업무협약에 이르기까지 경계선 지능 학생 학습 지원을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종합적인 어떤 계획도 확인되지 않는다. 서울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은 물론, 학생, 학부모 심지어는 서울시 의회 등도 사전에 이와 관련하여 진지하게 검토, 연구, 논의 과정에 참여한 바가 전혀 없다. 어느날 갑자기 대교문화재단과의 업무협약이 발표됐을 뿐이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는 이번 대교문화재단과 서울시교육청이 맺은 경계선 지능 학생 학습 지원업무협약은 정치적 선전 효과를 노린 알맹이 없는 홍보라는 의심을 떨칠 수 없으며, 다른 한편 경계선 지능 학생 학습 지원 사업을 사교육업체인 대교에 맡기는 것은 교육공공성을 해칠 것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는 서울시교육청과 대교문화재단이라는 사교육업체와의 업무협약은 특정 업체의 이익을 보장하는 불공정한 거래 행위라는 점을 경고한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대교문화재단은 문용린 전 서울시교육감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이라는 점에서 공공기관 퇴직자 전관예우 사기업 임원에 의한 불법 로비의 개연성도 의심된다.

 

특정 사교육 업체 등과의 업무협약은 특정 사교육 업체에 대한 특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기관은 사교육 업체 등 영리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것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중차대한 공공기관이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는 서울시교육청과 대교문화재단이라는 사교육업체와의 업무협약을 전면 폐기할 것을 촉구하며 아울러 다음을 요구한다.

 

1. 서울시교육감은 교육공공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사교육업체와의 업무협약을 즉각 취소하고 서울시민, 학생, 학부모들에게 사죄하라.

1. 서울시교육청은 경계선 지능 학생 학습 지원 사업 등 서울시 교육 정책을 공공성과 민주성 강화의 원칙에서 수립하고 집행하라.

1. 서울시교육청은 정기적으로 월 1회 학부모 단체, 교사 단체, 청소년 단체와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하라.

 

2020728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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