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기사의 분신 사망과 단식 천막은 왜 무시되고 있나

여의도 국회 앞에 '정부는 불법 카풀행위를 즉각 처벌하라' 라며 단식 10일째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천막 옆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카톡! 카톡! 의미없이 날아오는 크리스마스 인사들이 오늘은 왠지 짜증이 난다.
용서와 사랑으로 충만해야 할 성탄절에 그냥 집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지난 번 작은 천막에서 단식을 하던 두 여성택시기사님들이 단식 10일째를 넘기고 있다는 소식에 건강도 염려되고 해서 택시를 타고 국회 앞 단식 천막으로 향했다. 도착했을 때 단식으로 지친 서원자 기사님은 누워있었는데 내가 들어서자 일어나 인사를 했다. 단식과 추위 그리고 천막 강제 철거당하던 날 보도블럭으로 쫓겨나 감기가 들어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김종남 기사님은 두 번째 본 나를 누군지 한참 생각하다가 어떻게 또 오셨냐며 반가워했다. 가슴이 답답했다.
무엇이 우리 서민사회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 내 자신에게 되물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힘없고 빽 없는 우리 서민들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고 죽을 죄를 졌단 말인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두 여성기사님들은 힘없이 누웠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진행했는데 인터뷰는 단식 10일차 두 여성기사님들의 하소연과 원망, 그리고 절규였고 그 내용을 다 담아 낼 수 없음이 안타깝다.

인터뷰1. 지금 건강은 어떻고 단식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김종남 기사 : 

이제 몸은 늙어서 안 아픈 곳이 없지만 무엇보다 평생 택시를 해왔는데 억울하고 마음이 아파 찢어질 것 같습니다. 택시를 수십년을 하면서 지키라는 법 다 지키며 살았고, 혹시 몰라서 법에 어긋나면 과징금과 과태료 다 내면서 한 평생을 한국이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법도 아닌 개같은 법을 만들어 택시를 말살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너무 너무 참기 힘듭니다. 
택시에 관한 법을 전면 개정하고 제도를 개선해 국민들의 교통수요를 충분히 제공하도록 해도 되는데 그것은 한치도 개선 안하려고 하면서 언론, 방송과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여론몰이를 통해 불법 카풀을 강행하려고 청와대, 국토부, 국회까지 나서서 카카오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에 분노하고 이것은 현 정권의 카카오 게이트 수준이라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2. 지난 번 20일 총파업이 있던 날 단식하던 텐트가 철거당했다는데 그것은 왜 그렇습니까?
김종남 기사 : 

택시4개 단체가 고.최우기 택시기사의 분향소를 설치 했다가 철거하는 바람에 그 옆에 단식하던 우리 텐트까지 함께 철거가 되었습니다. 사전에 천막 철거는 계획되어 있었던 것 같았고 우리는 보도블럭에 비닐과 이불을 깔고 쫓겨나 앉아있는데 너무 억울하고 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
같이 단식을 하는 동생은 그날 추운 날씨에 감기가 들어 건강이 더 나빠졌습니다. 분향소는 왜 치우는 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분신한 고.최우기씨의 유언은 한낮 종이 쪼가리밖에 안되는 것인지 분향소를 10일도 유지 못하고 철거시킨 택시 4개단체 대표는 누구와 무엇을 협상하고 타협하는지 대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카카오로부터 5억을 받았다하고 100억을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협상하고...이것이 노조 대표들이 해야 할 짓거리인지 100만 택시가족들 앞에 거짓없이 답변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택시조합 대표들도 모두 나가서 광화문 광장과 카카오 본사 앞에 텐트를 치고 단식을 하던지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여자택시기사들이 죽어나가면 그때 또 분향소 차리고 집회 신고해서 정치쑈에 이용당할 것입니까?

불법 카풀을 반대하며 단식 10일째를 이어가는 여성택시기사 김종남씨와 서원자씨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동료 택시기사들의 위로 방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인터뷰 3. 단식 천막에 찾아 온 정치인이나 또는 국토부 공무원, 지자체 단체장들은 누가 있었나요?
김종남 기사 : 

어느 누구도 오지 않았습니다. 국회 앞인데 국회의원 뿐 아니라 국토부 공무원, 서울시 공무원 등 어떤 한사람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부려먹을 때로 부려먹고 쓸모없어졌으니 버리는 토사구팽의 택시라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지난 20일 집회 때 단상에 올라왔던 나경원, 전현희 등 여,야 국회의원들은 전국에서 12만명 택시기사들을 관중으로 모아놓고 쑈를 했던 것입니다. 다른 정당 대표들도 왔었는데 왜 아무 말이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들은 조연으로 출연했던 것이었을까요? 택시종사자들이 정치인들의 정치 쇼의 들러리입니까?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해 놓고 총선 때, 대선 때 우리 택시업계를 찾아와서 가면을 쓰고 또 어떤 거짓말을 하기 위해 세치 혀를 놀릴지 궁금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더 나쁜 사람입니다. 서울시 택시종사자들에게 개선명령을 등기로 보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전면 부제해지도 아닌 금요일 저녁 11시부터 01시까지 2시간 부제해지의 개선명령을 보내고 안지키면 또 과징금을 물린다고 합니다.
불법 카풀은 단속도 하지 않으면서 택시는 끝까지 법으로 목줄을 쥐고 흔들겠다는 것은 현재 울고 싶은 사람 뺨 때리는 격입니다. 하물며 서울시 택시정책을 총지휘했던 사람이 현재 부시장이고 서울시정 총 책임자가 박원순 시장인데 택시종사자를 사람 취급도 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4. 택시 4개단체와 전국 택시종사자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말씀 해 주세요.
김종남 기사 : 

전국 택시종사자 동료여러분, 힘없는 여성택시기사 두 명이 카풀 반대와 관련 법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을 10일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몸으로 느끼는 추위와 불편보다 불법 카풀로 인해 택시생존권이 위협받고 이를 반대하며 분신 사망한 고.최우기 동료기사의 억울함이 잠시라도 머물렀던 분향소 자리에서 저희 두 명의 힘없는 여자가 카풀 저지의 뜻을 이어간다는 사실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서민은 죽든지 말든지 재벌기업들과 손잡은 정치인들과 정부가 40만 택시종사자들을 기만하고 사람 취급도 안하고 있음에 이제는 목숨을 걸고 분노해야 할 때라고 말씀드립니다.
공중파나 일간지 등 각종 언론과 방송도 카풀의 불법성은 배제하고 카풀의 필요성에 대한 뉴스를 내보내는 것에 대해 일제히 항의해야 합니다. 
출퇴근 피크 시간대 택시가 부족하다는 문제는 택시부제를 전면 해지해서 해결하면 되고, 늦은 시간 택시가 안잡힌다는 문제는 고객 중심의 앱을 이용하도록 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택시 공급이 수요를 넘어 고사 직전임에도 국민들의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정작 바꿔야 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그에 따른 제도들은 그대로 묶어둔 채 카풀 시행만을 해법인 것처럼 말하는 정부와 정치인들을 기억했다가 꼭 심판해야 합니다.
또한 5억을 받았다, 100억을 주기로 했다 등 어디서 무엇을 얻어먹었길래 카풀 강행에만 몰두하는지 우리 택시동료들이 나서서 관련자를 발본색원하고 그 정보를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카풀을 이용하다 사고 시 보험 피해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과 카풀 운전자에 대한 신분이나 이력이 전혀 관리 되지 않아 납치 및 성법죄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 택시운전면허가 없이 무면허 기사에게 생명을 맡기는 것은 더 큰 국민적 위험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합니다.
반면 정부가 카풀을 포기하고 택시 관련 법과 제도만 바꾸면 최고의 교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려야 합니다. 결국 택시는 국민들의 발이 되어 온 사업이었기에 국민들께도 우리 택시 현실을 바로 알리고 우리의 자정적인 노력들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우리 택시가 국민들에게 더욱 친절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교통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전면 개정을 촉구하여야 합니다. 부제를 전면해지하고 전국 27만대에 대해 국민 누구나 부르면 탈 수 있는 택시 앱을 운영 지원하도록 해야 합니다.
카카오 불법 카풀를 통해 택시산업이 하루 아침에 파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느꼈다면 우리 택시도 스스로 변화해야 합니다. 더욱 친절하고 안전하게 국민을 모시면서 그 동안의 불신을 종식하고 신뢰를 쌓아 나갈 수 있도록 자성의 목소리를 서로에게 다짐하며 전달해 나갔으면 합니다. 
끝으로 두 명의 여성운전자지만 불법 카풀 저지를 위해 죽을 각오로 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최우기 동료의 분신 사망도 외면하는 현 정부와 서울시의 택시정책에 목숨을 걸지 않으면 결코 이겨낼 수 없다는 각오로 카풀을 포기할 때 까지 버티겠습니다.
국 각지에서 동참해 주시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카풀을 저지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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