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평생을 사고로 다리 하나 잃으시고 주위의 시선 아랑곳 하지 않으시고 우리 일곱 남매를 키우시랴 고생하신 아버님께 늦게나마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버님!
젊었을 때 그 패기는 다 어디로 가셨습니까? 아버님을 찾아 뵐 때마다 창문너머 먼 하늘만 바라보시며 가족들을 기다리는 마음 아들을 장가보내고 떨어져 살다보니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아버님 사고를 당했을 때에는 제가 초등학교 시절 연락을 받고 달려가 보니 한쪽 다리는 보이지 않고 피범벅이 되신 아버님!

그 와중에도 불붙은 공장 불을 끄려고 다리 하나 없어진 줄 모르시고 일어서다 넘어지신 아버님 그 때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모든 풍파 다 겪으시고 지금까지 살아오신 아버님 이렇게 늦게나마 깨닫고 보니 지금 현재 모습 이대로만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가는 세월은 붙잡을 수 없는 것이고 불효한 자식에 허망한 마음이겠지요.

아버님!
늦었다고 생각이 들지마는 지금부터라도 힘 닫는 데까지 열심히 살면서 효도하겠습니다.  한 쪽 다리로 모든 고난 다 이겨내시고 가족들을 돌보시랴 쉬는 시간 없이 고생하신 아버님! 육신적으로는 말로 다 하지 못할 만큼 힘이 드신 아버님!

이번 설날에 가족들을 보기 위해서 집으로 2박3일 모셔 왔을 때 아버님 대소변 받아 주시는 어머님 고생하신다고 하루 일찍 요양병원에 들어가시며 불편하신 당신 몸 생각지 않으시고 어머님 먼저 챙기시고 배려하는 마음 자식들이 그 모습을 보면서 받은 큰 감동에 저는 한 구석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랑스러운 아버님이 계시기에 행복합니다.

아버님!
이제 마음만이라도 평안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가족들과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만나면 반가워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 그 눈빛만 보아도 알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생활이 고독하고 외로운 생활이지만 잘 참으시고 잘 버티어 나가시는 아버님께 머리숙여 다시 한 번 감사의 절 올립니다. 이제는 옛날과 같이 가족과 함께 같이 있는 시간이 많지 않고 몸은 비록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항상 아버님 곁에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남은 여생 살아가시는 동안 집안 생각 다 잊으시고 평안한 마음 가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셋째아들 이종문 올림

본지 박호진 기자는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이종문씨가 쓴 ‘아버님께 올리는 편지’를 소개했다. 박 기자는 “이종문씨가 아버님께 올리는 편지를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어머님 댁에도 매일 아침마다 문안을 드리며 실천에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부안=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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