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질, 어떻게 높일까?

김창엽(서울제일대학원대학교, 교수)

 

지금, 여기에서 누군가에게 삶의 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삶의 질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돈 또는 남보다 우월한 지위라고, “쉽게, 대답한다”. 삶의 질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것은 안다? 매우 기이한 현상이다.

삶의 질이라는 말은 삶과 사회에서 매우 너르게 쓰이고 있으며, ‘웰빙’, ‘복지’, ‘잘 삶’, ‘생활수준’, ‘생활만족’, ‘욕구충족’, ‘삶의 행복’ 등이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이것은 삶의 질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고, 가변적이며, 상이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삶의 질이 시대와 사회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되며, 단일 개념이 아니라 사회의 가치체계를 기반으로 그 안의 삶이 어우러지는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한 삶의 질을 누리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말 할 수 있다. 우선, 생활에 필요한 삶의 기본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 삶의 조건을 변화시키는 데 참여해야 한다. 다음, 스스로 미래의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를 선택하는 것은 스스로가 삶의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는 자아실현과 연결되어 삶의 질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끝으로, 선을 추구하는 삶의 지향성이다. 삶은 불확실하고 많은 문제와 매순간 마주서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문제 속에서도 삶의 지향은 개인적 선과 사회적 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삶의 질은 삶의 기본 요건의 충족, 개인의 참여와 선택, 삶의 지향성이라는 세 부문이 유기적이고 화학적으로 결합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합을 위해 개인의 주체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여 과거의 삶을 기준으로 현재의 삶을 고찰하고, 삶의 조건을 재구성하며,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한다. 또한, 삶의 조건의 구체화와 사회 구조 개선에 개인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참여의 내용과 결과가 다시 개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세 부문의 중첩지대가 커지는 것이고, 반대로 중첩지대가 작아지는 것은 삶의 질이 악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더불어 두루 세 부문을 겹치고 넓혀서 평화와 포근함으로 채워진 삶의 질을 만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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