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단일화 후보로 나서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9일 공약정책 기자회견을 갖고 4대 시정목표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한강르네상스 등 전시성 토건사업을 중단하고 여기서 마련된 예산을 복지, 여성,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특히 "서울시민이 행복할 수 있을 때 세계사람들이 서울을 보러 온다"며 외국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울시민의 삶의 터전을 훼손하는 토건사업은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재개발 과속 등 정책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하셨다, 복안은? 또 한강예술섬 등을 중단하겠다고 하셨는데, 세빛둥둥섬은 민간에 매각되나.

"이른바 SH공사의 시프트 사업을 지금은 너무 중형 평수가 많다. 소형 전세 임대 아파트로 가겠다. 동시에 물량이 한꺼번에 부족해지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뉴타운 사업을 하면서 한꺼번에 주택이 멸실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서울시장으로서 속도조절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주택 멸실을 점진적으로 해 갑자기 이사가는 사람 줄도록 하겠다.

한강예술섬이나 한강운하는 아직 공사에 착수 안해 사업을 접는 것이 가능하다. 세빛둥둥섬은 거의 완공단계다. 문제는 이미 소송이 걸려있고, 투자한 곳 중 하나가 SH공사다. 앞으로 운영을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느냐. 그 점도 의문이다. 민간에 매각해도 되는지, 민간이 적정 가격에 살 수 있는지 등을 전문가들의 검토를 생각해 봐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들과 충분히 상의해서 결정하겠다."

 
-등록금 문제가 심각하다.

"이른바 '반값 등록금'인데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받아들이겠다. 물론 시립대가 다른데 보다 싸다. 하지만 받아들이겠다. 시장이 서울시립대 이사장이다. 시립대 등록금이 낮아지면 전국 국공립에 파급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금액이 200억 정도가 든다고 한다. 서울시립대는 기존에 장학금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100억정도면 가능하리라 본다. 등록금 때문에 대학생들이 차입이 많다. 원리금 갚아가는 과정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서울시, 시의회와 함께 고민하겠다."

-무상급식 문제는.

"무상급식 문제는 새로운 정책일 수 없다. 주민투표 통해서 이미 확인된 대로다. 현재 4학년까지만 제공되고 있지만 5~6학년까지 제공되도록 하겠다. 2014년까지 중학교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서울시는 혼자가 아니다. 경기도, 인천 등 지자체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공공요금 등 협의해야할 부분이 많다.

"서울을 오가는 시민이 2000만명이 될 정도로 수도권과 긴밀하게 네트워크 됐다. 대한민국 절반이 살고 있는 셈이다. 갈등도 있지만 협력도 해야 한다. 경기도와 인천시와 당연히 협력해야할 부분도 있다. 널리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다. 오히려 서로 의존적이고 상호 윈윈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서울과 지방은 하나다. 나는 서울시의 변화를 통해서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부채를 어떻게 줄이겠다는 것인가 자신 있는가.

"서울시 전직 공무원들의 검토를 충분히 거쳤고, 현실화 가능하다."

-나경원 후보는 박 후보가 정책 없다고 했는데, 오늘 많은 걸 보여줬다. 나 후보의 강북지역 재건축 연한 완화에 대한 의견은?

"여러 후보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상대후보의 좋은 공약은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래서 박영선 의원의 공약을 받아들이지 않았나. 합리성이 있다면 받아들이겠는 입장이다."

-박 후보가 비판한 오세훈 전 시장의 전시성 토건사업은 관광에 방점이 찍혀있다. 연간 1000만명을 불러들이기 위해 한강르네상스도 하고 호텔도 지은 것이다.

"서울시민이 행복할 수 있을 때 세계사람들이 서울을 보러 온다. 지금 오 전 시장이 벌여놓은 사업으로는 뉴욕, 도쿄를 따라 잡을 수 없다. 서울이 서울다울 때 다른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즐기러 오게 된다. 고향 같은 서울을 만들겠다. 오 전 시장이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하러오게 만들겠다는 목표는 좋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 관광의 콘셉트가 바뀌어야 한다. 서울사람들은 지쳐있는데, 번쩍번쩍하는 시설물이 있다고 관광이 잘 될까. 기본이 바로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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