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일상’ 공존하는 도심 한복판의 입구이자 출구로 인기

▲ 경의선숲길공원
[Tnews]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연남동 방면으로 진입하는 숲길공원 초입, 잔디밭에서 책을 읽고 있는 여성을 만났다.

강서구 방화동에서 왔다는 김지희 씨는 “여기는 밥 먹고 걷기에 좋아서 자주와요. 근처 맛 집에서 밥을 먹고 소화 시킬 겸 이곳에 와서 산책을 해요. 자주 가는 공원 옆 이층 카페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요. 친구들을 이곳에서 자주 만나는 편이예요.”라고 말했다.

느린 걸음으로 공원길을 따라 걷는 할머니 한 분과 이야기 했다.

동교동에 거주하는 염순이 씨는 “새벽, 오후 하루 두 번씩 여기를 걸어요. 동교동에서 연남동까지 왕복하면 2시간이 걸리는데 이 숲길이 생긴 뒤로 운동하게 됐지요. 운동을 한 뒤로는 병원 가는 일이 없어졌어요. 공원 옆 연남동주민센터에 노인들이 많아서 이렇게 걸어갔다가 쉬고 이야기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와요.”라고 말했다.

보통의 공원이 ‘쉼’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이 곳 경의선숲길공원은 ‘쉼’의 크기만큼 ‘일상’이 공존하고 있는 느낌이다.

쉬기 위해 일부러 공원을 찾는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나의 ’일상’ 속에 공원 속 ‘쉼’이 녹아있다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제, 공원에는 편한 차림으로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껏 멋을 낸 차림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인근 번화가로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숲길공원 근처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박상원 씨는 좀 다른 귀띔을 해줬다.

“여기는 공원 자체도 좋지만 공원을 둘러싸고 생겨난 아티스트 숍들이 진국이에요. 저는 손님들에게 꼭 그곳들을 추천한다. 홍대에 갈 때 택시 타지 말고 여기서 걸어서 산책하듯 가면서 아티스트 숍에 꼭 들러보라고요. 생각지 못한 아이템들을 손에 넣은 손님들이 항상 만족해한다.”

보물 같은 아티스트 숍들은 숲길공원 주변을 잠시만 둘러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공원 주변으로 속속들이 자리 잡은 각종 예술 공방과 갤러리, 카페, 디자인 숍들은 1.2km의 긴 숲길공원을 모두 품어 안고 독특한 ‘문화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다.

공원 옆 연남동주민센터 인근에서 근사한 가죽공방을 발견했다.

일반인들이 직접 가죽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가죽공예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판매도 하는 디자인 숍이다.

공방을 운영하는 최명주 대표는 “주말에 숲길공원에 왔다가 연인끼리, 가족끼리 가죽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다. 작품을 만든 후에 힐링 되는 기분을 느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한다.”라고 전했다.

근처에 책을 만드는 그림책학교도 눈에 띈다. 내가 쓴 글과 그린 그림을 이용해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페인팅과 드로잉, 스토리텔링, 디자인 등 제작 과정의 전반을 익힐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유명 작가들의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도 구매할 수 있다.

그림책학교를 운영하는 조선경 대표는 “이곳은 책 제작소이면서 서점이고 전시장이면서 학교다.

일반인들도 충분히 배우고 익혀서 자신만의 책을 만들 수 있도록 4주, 12주 과정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 블록 건너 공원 옆 골목 사이에는 알록달록한 재즈카페와 재봉틀카페, 생활소품가게, 보석가게 등 아티스트 상점들이 많다.

연인끼리 데이트코스로도 좋고, 가족끼리 공원에 왔다가 함께 쇼핑하기에도 제격이다.

양각색의 상점들이 울타리처럼 공원을 에워싸 품고서 공원으로 드나드는 사람들을 마중하고 배웅한다.

공원 근처에 빼놓을 수 없는 ‘문화’ 명소가 더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열리는 독특한 시장이다.

이름하야 ‘동진시장’. 인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연남동의 옛 시장 터에서 수공예 작품시장을 매주 펼친다

청년들이 창업공간으로 변신시킨 시장을 만날 수 있다. 각종 생활 소품부터 보석, 의류, 문구용품, 가구 등 개성 있고 희귀한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압화 수공예품을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유정원 씨는 “예쁜 꽃을 제품 속에 담아 보존할 수 있게 한 게 사람들의 마음을 잡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경의선숲길공원 특히 연남동 구간은 실제 우리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 중 하나다. 도심 한 복판에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와 자연, 사람들이 모여 함께 서로 시너지를 만들며 ‘쉼’과 ‘문화’의 융합을 만들고 있다. 더 융성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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