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

▲ 건축가 김홍근
[Tnews]관객의 음악적 안목을 넓혀주는 토크 앤 렉쳐 콘서트 ‘관람의 미학’이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펼쳐진다.

관람의 미학은 음악을 매개로 다른 장르와 교감하며 관객에게 ‘결정적인 관람의 순간’을 제시하는 공연이다.

특히 이번 시간은 음악과 건축이 만나 서로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관람 포인트를 관객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대구지역 현대음악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영남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정은신이 진행과 음악에 대한 해설을 맡고, 포항시립미술관, 경북대 건축디자인스튜디오, 계명대 약학대학 등을 완성한 인문학적 건축의 대표주자 김홍근이 이날 특별히 참석하여 건축을 통해 바라본 음악 세계를 다룬다.

감상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세상을 전과 다르게 볼 수 있으며 나아가 사람 자체가 변화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큰 감상의 위력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새로운 공연을 기획했다.

음악과 다른 분야의 만남으로 감상의 새로운 눈을 뜨는 시간, 바로 관람의 미학이다.

관객은 이 시간 동안 다른 분야를 통해 음악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관람 포인트를 찾게 될 것이다.

관람의 미학에서 음악과 만나게 될 첫 번째 친구는 건축이다.

이들의 만남이 첫 번째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순서일지도 모른다.

중세, 고딕, 르네상스 등 수많은 시대를 같이하며 함께 발전한 이 두 분야는 구조, 쌓음, 어울림에서 서로 다르면서도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어 바라보는 개념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번 관람의 미학은 4개의 스테이지에 따라 건축과 음악을 다룬다.

먼저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혼돈에서 벗어나는 법’이라는 주제로 국립 신 베를린 미술관과 네즈뮤지엄 등 건축물들이 가지는 의미를 듣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쇼스타코비치의 내적 고통과 혼돈이 담긴 현악 4중주 제8번 2악장과 나치가 장악했던 혼란의 시대에 스승 쇤베르크와 제자 베번이 각자의 방식으로 작곡한 피아노 소품곡을 들어본다.

‘놀라움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주제로 시작되는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자 LA의 특징을 살려 다양한 민족이 융합될 수 있는 건물인 천사들의 모후 대성당과 세계 7대 도서관 중 하나로 정방형 형태의 투박한 틀 속에 책들의 신전을 구축하고 있는 슈투트가르트 도서관 등을 다룬다.

건축에서 오는 놀라움이 미처 식기 전에 치밀한 설계와 웅장함으로 브람스 실내악의 최고봉이라 일컫는 피아노 5중주 F단조 1악장을 감상한다.

세 번째 주제는‘우리가 갈망하는 것’으로 콘크리트 속에 자연의 채광과 바람을 가득 채운 스미요시 나가야 주택과 4면이 유리로 되어 실내와 실외, 건축과 자연이 하나가 된 글라스 하우스를 살펴본다.

그리고 미완의 악보로 바이올린 연주자를 위해 즉석에서 반주를 맞춘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2번 내림B장조 1악장으로 주제를 마무리한다.

마지막 무대는 대자연을 감싸 안은 서원 건축의 백미 병산서원과 빛과 어둠이 쏟아지는 수도사들의 엄숙한 공간 라투레트 수도원으로 ‘과거로부터 배우는 미래’를 다루며 진행자 정은신 작곡의 피아노 5중주 ‘노르웨이의 그림’으로 막을 내린다.

이날 공연에서 건축의 진면목은 ADF건축의 대표건축가 김홍근이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건축 속 인간의 채움과 비움을 담은 인문학적 건축의 대표주자로 포항시립미술관, 경북대학교 건축디자인스튜디오, 포항중앙아트홀, 단산리주택, 서한 본사, 계명대학교 약학대학 등 유수 건축물들을 완성했다.

또한 전 매일신문 문화컬럼 필진, 경북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계명대 등 지역 건축학과의 건축디자인 튜터를 맡아 독자와 학생들에게 말과 글로 자신의 건축 세계를 전달해왔다.

관객에게 새로운 관람의 포인트를 제시할 안내자로는 영남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정은신이 나선다.

정은신은 영남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 국립음악대학 작곡과 및 전자음악 작곡과를 졸업한 후 다수의 국제 작곡콩쿨에서 입상하였으며 국제음악제 초청작곡가 및 워크샵 강사, 씨날창작음악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정통 실내악, 오케스트라 그리고 오페라뿐만 아니라 영상음악, 전자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 음악에 대한 풍부한 견해로 쉽고 유익한 해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은신의 설명에 이어 6인의 여성 음악인들이 무대에서 연주를 펼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대학교 등 국내외 명문 음대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콩쿨에서 입상하는 등 다양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은정, 나윤아, 배은진, 이윤하, 박진화는 ‘앙상블 동성’이라는 이름으로 관객의 생각을 사로잡을 명품 연주를 선사할 예정이다.

그 동안 관객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앙상블 등 음악 그 자체만을 다루는 공연들을 숱하게 접해왔을 것이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당으로서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이러한 공연에만 안주하지 않고 관객의 음악적 지성을 발굴하기 위해 공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 중 런 클래식은 관객의 지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기획된 공연으로 악기부터 오케스트라 전반을 배우고 체험해나가는 ‘오케스트라는 내 친구’, 학구파 관객을 위해 클래식 음악의 이모저모를 파헤치는 ‘클래식 탐구생활’, 그리고 음악과 다른 장르와의 교감으로 관객이 더 넓은 안목을 갖도록 돕는 ‘관람의 미학’까지 관객의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이형근 관장은 “관람의 심미안을 가진 관객을 육성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해보았다. 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각을 갖기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관람의 미학이 바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공연을 준비하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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