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모 사별
전통적으로 효를 강조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부모의 사별은 상사(喪事)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유형이다. 대체로 삶의 주기에서는 중년기 이후에 맞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중년기
이후의 성인에게도 부모의 죽음은 커다란 상실감을 일으킨다. 고인이 된 부모에 대한 몰입과
후회, 죄책감 등을 동반한 사별 심리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정상적이다. 연세가 많은 부모의
죽음은 대체로 스트레스가 덜한 편이다. 왜냐하면, 성인 자녀로서 부모가 점점 나이가 들며 병
약해지는 것을 오랫동안 목격하거나 수발하는 경우가 많아 어느 정도 죽음에 대해 준비하는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유족들은 고인이 된 부모가 충분한 정도의 수명을 살아 아
쉬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상주(喪主)인 자식의 입장으로서는 부모의 죽음을 아
쉬워하기 때문에, 문상할 때 상주에게 ‘호상(好喪)’이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다.

2) 배우자 사별
배우자와 사별하는 경우는 대개 노년기 부부에게 흔히 일어나는 상실의 경험이다. 우리나라에
서는 자식의 상실 다음으로 남은 배우자에게 고통을 안기는 이별이며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대개는 남성보다 여성이 홀로 되는 경우가 많으며 남은 배우자 여성들은 독립성을 찾고 고인
과 비교될만한 상대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재혼하지 않고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홀로된 남
성들은 그동안의 타인과의 유대관계를 새로운 차원에서 인식하게 되며 배우자 없는 삶에 적응
해야 하는 과제를 갖게 된다. 이러한 적응 과제에는 우선 자녀와의 새로운 협상 과정이 필요하
며 이를 통해 양육 받는 방식 등을 결정한다. 또한, 취미생활 등의 사회적 참여를 통한 사회적
관계망을 재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약 1년 정도 걸린다.
나이가 많을수록 사별을 준비할 기회가 많다. 반면에 갑작스러운 배우자의 사망은 고인에 대한
죄책감, 분노 등이 일어날 수 있어 사별애도의 소요 기간은 장기간이 될 수 있다. 예기된 죽음
이었다 해도 홀로 병간호를 했거나 혹은 병간호에 따른 과도한 부담 등으로 외부에 대한 관심,
경제력, 체력 등이 소진되었을 수 있다. 이 경우 사별에 적응하는데 힘이 든다.

3) 성인 자녀 사별
자녀의 죽음은 노인인 부모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안길 수 있다. 부모가 자녀보다 오래 사는 것
은 자연의 법칙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 된 입장으로는 이런 종류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는 쉽지 않다. 고인이 된 자녀를 어릴 때부터 돌보고 키우면서 보호자 역할을 해왔던 부모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상실감, 죄책감, 고립에 대한 두려움, 신체적 질병 등을 발생시키는 강력
한 슬픔과 고통을 가져온다. 일부에서는 배우자나 부모의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여
긴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의 여성 중 25%는 성인 자녀의 죽음에 대비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고 한다.
모스(Moss, 1995)는 성인 자녀의 죽음에 대해 자연법칙에 어긋난 죽음으로 부모의 세계관이
붕괴하고 자식과 형성된 유대의 상실, 부모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위협감, 부모로서의 죄책감,
남은 자녀와의 관계, 노년기의 사회적 도구 역할에 대한 숙고가 나타난다.

4) 어린 자녀 사별
유아의 죽음은 강렬한 슬픔과 회복 불능에 가까운 파괴적 고통과 슬픔을 가져온다. 특히 취학
전 7세 미안의 어린아이의 죽음은 모든 사별슬픔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오래간다. 이 중 사고
나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인한 죽음을 대처하는 데는 더욱 어렵고 힘이 든다. 더욱이 아이가 부
모나 보호자의 과실 등으로 갑자기 사망한 경우에는 부모는 막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을 갖게된다. 이 경우 부부는 서로 혹은 다른 누군가를 책임지울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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