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에 보면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즉부달 견소리즉대사불성(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이라는 말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을 탐하지 말라, 너무 서두르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되고 작은 이익을 탐하게 되면 큰일을 망치게 된다는 뜻이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가 ‘빨리빨리’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이 급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급하게 사는 것이 좋기만 할까.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문제가 생기는 즉시 특정한 행위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어찌 보면 두 번째 방법은 무능하거나 무책임하게 생각될 수도 있고 너무 소극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때론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게 의외로 가장 현명하고 효과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명쾌한 해결 방법미래칼럼이 있을 때는 그대로 풀어나가면 되지만, 현실에선 딱 부러지는 답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또 우리가 적절한 해결책이라 생각해 그대로 했지만 정작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복잡하게 꼬이는 경우도 흔히 있다.
그래서 성질 급한 사람들이 손해를 보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물론 직장 등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발생 당시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할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현대사회가 그야말로 ‘앉아서 생각하면 늦는다. 뛰면서 생각하라’ 심지어 ‘생각하면 늦는다. 생각하기 전에 행동에 옮겨라’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조금만 숙고해 보면 결국은 서두르기보다는 늦더라도 정확히 판단해 대처할 때의 유리함이 더욱 크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 속담에 ‘소나기가 쏟아질 땐 잠시 피해 있어라’는 말이 있다. 소나기는 지속해서 내리는 비가 아니고 짧은 시간 맹렬하게 퍼붓는 비다. 이렇게 심한 비가 내릴 때는 우산을 써도 빗방울이 튀어 옷이 젖기 마련이다.
인생에서 만나는 어려움도 이 소나기에 비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살아가며 아주 명쾌한 답이 있는 경우나 촌각을 다투는 화급한 일이 아니라면, 즉석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기보다 좀 더 여유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때로는 느림의 철학, 쉬어감의 지혜가 가장 현명하며 가장 빠른 문제 해결방법이 될 수 있고, 장거리 경주인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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