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의회구조에 대한 이해- 양원제(Bicameralism)와 단원제(Unicameralism)란 무엇인가?

한국의 정치개혁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제1편 의회구조에 대한 이해- 양원제(Bicameralism)와 단원제(Unicameralism)란 무엇인가?

 

권오성 교수(정치학박사)프랑스 뚤루즈1대

수년 전부터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세력들에 의해 정·부통령제니, 대통령 중임제니, 내각제니, 이원집정부제니 하는 정치제도 개혁안들이 이 나라 정치판의 개혁이슈로 논란이 되어왔다. 하지만 누구하나,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 왜 그것이 한국사회에 적합한 지에 대한 검증을 시도해보지는 않았다. 또한 민주제의 원리에 따라 왜 그렇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주장도 부족한 점이 사실이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지역감정에 기초한 정치 행태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해소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저 추상적이거나, 인지할 당시의 잔가지적 사고에 토대를 둔 임기응변식의 제도발상이 대부분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수많은 정치용어들을 남발하면서도 국회양원제에 대한 주장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그간의 실정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의식한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생각을 못해서 인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이상하리만치 한심한 이 나라의 정치의식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제도의 가장 기본은 의회제도이다. 그리고 의회제도는 크게 보아 두 가지 형태인데 하나는 의회내 두 개의 의회를 지니는 의회양원제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만의 의회를 지니는 의회단원제이다. 현재 선진민주국가라고 할 수 있는 나라가운데, 인구 1천만명이 넘으면서 양원제를 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물론 양원을 뽑는 내용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하원은 인구비례로, 상원은 지역대표성으로 뽑는다. 대통령제건 내각제건, 이원집정부제 건을 막론하고 말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사회는 정치제도의 파격적 개혁을 얘기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국회양원제를 논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대통령제, 내각제, 이원집정부제는 행정부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국회양원제없이 정치제도를 민주적으로 개혁한다는 것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 일이다.

현대 민주정치에서 일반적 양원제는 미국제도에 기초되어 있거나, 귀족적인 상원을 지닌 영국제도를 따거나, 아니면 비례대표를 섞어 넣거나 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양원제는 의회다수의석을 지닌 정당의 대통령이 행정부와 사법부까지 관할하게 되는 경우 이는 제왕적 시스템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막는데 아주 유용하다.

민주제의 운영원리는 견제와 균형이다. 제도와 조직의 원리에서 이 점이 간과되면, 저효율과 무능과 부패로 연결되게 되어 있는 것이 역사적 경험으로 자리잡고 있다. 진정으로 민주적인 정치개혁을 이루려 한다면 국회양원제는 당연히 수용되어야 하고 실시되어야 한다.

대한민국헌법의 초안에는 분명히 국회양원제가 원칙이었고, 이승만 독재정권타도후의 헌법개정도 양원제로 실시되었다. 독재나 군부적 권위주의, 그리고 국민동원에 의한 국가지도적 경제발전이 아니었다면 이 나라에서도 당연히 국회양원제가 정상적으로 자리잡았을 것이다. 민주제의 원리에 입각하여 국회를 특정 정당이 지배하여 언로를 막는 일이 발생치 않도록 하고, 행정부에 의해 의회권이 좌우지 되지 못하도록 하기위해서 그리고 국회의 부조리와 무능과 부패를 견제할 국민기관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상원과 하원으로 나뉘어진 국회양원제이다.

한국의 제왕적 대통령제의 본질적 기원은 국회단원제에 있다. 행정권과 사법권을 지닌 대통령이 단원제 국회의 의석만 자기편으로 늘리면 그것이 바로 제왕적 대통령제요, 국회운영의 왜곡이요, 무능한 국회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독재와 쿠데타세력에 의해 왜곡된 절름발이 민주제를 지니고 있는 것이 한국정치제도의 현실이 아닌가. 한국정치의 여러 다단한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은 국회양원제를 만들어 민주의회의 강력함이 민주제의토대가 되도록 한는 것이다.

민주제는 국회의 성립을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국회제도에는 국회스스로의 발전과 안전을 위한 견제와 균형책이 없다. 국민과 유리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국민의 의사가 국회를 통해 얼마나 국민에게 민주제를 실질적으로 전달할 수 있겠는가. 현재, 국회단원제를 하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권위주의적이거나, 위기상황을 지니고 있는 저개발 후진국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한국도 거기에 정치적으로 해당된다. 개혁을 원한다면, 민주적 개혁을 원하다면, 국회양원제가 결여된 절름발이 형태의 외국베끼기에 급급하지 말고 민주제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본질적인 사고를 통하여 이룩하여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국회양원제가 대두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현재의 어설프고도 엉성하며, 냉전구도적 정당정치의 행태를 타파하기 위해서, 또한 대선 이후의 분권문제에 맞물려, 회자되는 여러 정치사안에 비추어 국회양원제의 국민적 도입은 정당 성면에서나 역사 성면에서나, 현실적 필요성에 의해서도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국민적 정치개혁의 대 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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