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특허이야기> 김석현 변리사/특허법인 대아

김석현 변리사/특허법인 대아

오래 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를 아시나요? 1987년 개봉한 이 영화에는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들로리안’이 등장하는데요. 이 들로리안을 타고 날아간 미래가 바로 2015년입니다. 때문에 지난해에 영화가 재개봉하기도 했죠. 영화에서 들로리안을 탄 브라운 박사는 “우리가 가려는 곳에는 길이 필요 없다”고 말합니다. 2016년 오늘, 매일 출퇴근 지옥철에 시달리는 우리는 언제쯤 플라잉카를 탈 수 있을까요?

플라잉카 분야에서는 현재 두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MIT 항공 엔지니어 출신들로 구성된 테라퓨지아(Terrafugia)와 슬로바키아 디자이너인 스테판 클라인이 설립한 에어로모빌(Aeromobil)이 두 주인공이죠.

에어로모빌은 에어로모빌 3.0 버전의 시험 비행을 마친 상태이고, 테라퓨지아는 이륙시 활주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 수직 이착륙모델 TF-X를 개발 중에 있다고 하네요. 플라잉카는 주행 경로가 지상의 도로에 제한되지 않기 때문에 최단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교통 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러나 플라잉카가 상용화가 되려면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가 있어요. 첫째, 플라잉카는 어디까지나 자동차의 대안이기 때문에 자동차와 같은 충분한 실내 공간에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해야 해요. 둘째, 차량이 무거우면 높은 엔진출력이 필요하고 날개도 길어야 하는 부담이 생기므로 차량 자체의 무게를 최소화해야 해요. 셋째, 접이식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는 도로를 마련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일반 도로를 활주로와 같이 이륙에 문제가 없도록 관리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하겠죠.

규제 및 안전관리의 측면에서 살펴볼까요? 플라잉카는 정부가 정한 배기가스 규제와 연비를 달성해야 하며, 주행에 있어서 항공법과의 저촉 문제도 해결해야 해요. 또 작은 접촉 사고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항공기 조종사에 준하는 운전자의 숙련도가 필요하다는 점도 플라잉카 상용화에 있어 꼭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여요.

그렇다면 현실적인 플라잉카 관련 기술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최근 도요타사는 자동차 상면에 날개를 겹쳐 쌓아 올림으로써, 양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이 방법에 의하면 자동차의 측면에 날개를 위치시키지 않기 때문에 날개를 펼치기 위한 좌우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져요.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날개 탈부착이 가능한 점에서 굉장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도요타 사는 해당 기술에 대해 2015년 9월3일 미국에 특허출원을 했습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플라잉카가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개가 아니네요. 그렇지만 도요타사와 같이 현실성 및 실용성을 고려한 기술들이 꾸준히 개발된다면 우리도 머지않아 ‘길이 필요 없는 세상’에 살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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