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초부터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폭탄으로 대한민국이 시끄러웠다.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은 자꾸 빠져 나가는데 정부는 증세가 아니라고 발뺌하니 좀처럼 논란이 수그러들 줄을 모르고 있다. 담뱃값 인상분은 대부분 정부에 내는 담뱃세 추가부담이고, 연말정산도 공제되는 금액이 예년에 비해 적어져서 오히려 더 내야 되는 상황이 됐는데 증세는 아니란다.
 
 요즘 언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증세와 복지가 아닐까 싶다. 정부의 논리대로 과도한 복지는 국민을 나태하게 하는 것일까? 그리고 복지를 한다면 무슨 돈으로 하며 어떤 계층의 사람들을 위해 복지를 해야 맞는 것일까?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으려니 얼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공동생활을 시작하고 사람들 간의 계층이 처음 생기기 시작한 원시사회에 가보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원시시대로 한 번 시간여행을 떠나본다.
 
 타임머신으로 시간을 거슬러 도착한 5000년 전 지금의 서울. 원시인들이 사냥과 농사를 지으며 움막에 모여 살고 있다. 그들은 누울 집도, 농사지을 땅도, 사냥할 도구마저 부족하지만 다 같이 농사를 짓고 사냥해서 수확물을 공평하게 나눠 가진다. ‘삼시세끼’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불평을 하거나 욕심부리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제 5000년 세월의 평지풍파를 겪고 이젠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서울로 돌아와 보자. 그러나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땅과 건물은 소수 부자들이 소유해 엄청나게 높은 가격의 임대료를 받고 있고, 농사기구와 돌도끼로 상징 되던 생산수단이 이젠 여러 가지 복잡한 생산수단으로 변해 이 역시도 그들이 독점하고 있다. 사람들은 땅위로 층층이 높게 지어 올려 진 아파트에 빚까지 내서 살면서, 토지와 자본 소유가치에 비해 노동에 대한 가치는 적어서 겨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 불균형의 상황을 별다른 불만 없이 받아들이며 살아왔지만 최초 사유재산이 생기고 지배층이 생기기 시작했던 원시시대를 가보니 뭔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평화롭게 살면서 다 같이 일하고 지혜롭게 나누는 공동체가 다수의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이지만, 소수의 강자들이 자본과 생산수단을 독점하다 보니 나머지 사람들의 삶은 늘 고단할 수밖에 없다.
 
 세상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지만 살아가는 상황은 변한 게 없다. 소수의 사람들한테 부가 집중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얼마 남지 않은 소득을 나누어 살아간다. 세상이 바뀌어도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은 변하지 않아 강자들이 정하는 분배의 룰은 결코 바뀌지 않았다.
 
이런 불평등한 세상, 부자는 더욱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 지는 이런 세상을 조금은 바꿀 수 없을까?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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