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남부대 교수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4박5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신 이후로 한국사회는 큰 치유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우리는 최근 너무 많은 아픔과 충격을 겪고 있어서 어딘가에 기대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 상황이었다. 누구든지 붙잡고 울고 싶은 심정이라는 것은 물어보지 않아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던 차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온화한 미소로 우리들 가슴에 다가와 줬다. 그리고 고통 받고 낮은 자에게 입맞춰 주시고, 그들의 얼굴을 어루만져주시며 눈을 바라보고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 아픔을 함께 해주셨다.

아이들을 보면 여지없이 차에서 내려 아이들을 축복해 주셨고 그들과 눈을 맞추며 따듯한 미소로 함께 해 주셨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고 따듯한 미소로 나를 대해주는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웃음은 소리를 내서 호탕하게 웃을 때 그 맛과 멋이 있는데, 미소는 마음속에서 잔잔히 우러나오는 편안한 눈빛과 온화한 미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유독 성인들께서는 아이들을 좋아하셨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눈동자를 사랑하셨다. 그 아이들의 눈 속에 하늘나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가장 그리워하는 순간은 바로 어린시절 순수하게 뛰어 놀던 바로 그 언덕, 냇가, 들판 일 것이다.

요즘 우리 현대인들은 온화한 미소를 잃어버리고 살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자기의 모습이 비춰지는 거울을 보며 사랑스런 눈빛으로 자신에게 온화한 미소를 띠어 보자. 때로는 눈물이 흐를 것이다. 언제 내가 나를 이렇게 바라봤을까? 진정 자신이 원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어디로 가고 거칠고 분노에 찬 눈빛이 자리 잡았을까? 얼마 전 비가 물폭탄이 되어 퍼붓는 것을 보고 하늘이 울고 있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봤다. 땅의 움직임에 하늘은 응답을 한다고 한다. 즉 인간의 마음에 하늘은 응답을 한다는 말이다. 우리 인간의 마음이 평화롭지 못하고 사나워 지고 분노하고 화를 내게 되면 하늘은 불(火)로 물(水)로 답을 한다.

우리의 마음을 온화하게 만들어야 하늘도 온화하게 우리의 삶을 비춰준다. 곧 명절이 다가온다. 오곡백과 풍성한 가을의 문턱에서 자연의 경이로움과 감사함에 한껏 고개를 숙이자.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이 세상은 거미줄처럼 서로가 연결되고 얽히고 설켜서 언젠가는 만나게 되고 서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나 자신의 마음 밭을 평화롭게 일궈서 그 안에 웃음의 씨를 뿌리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려 하늘에 감사하고 서로 평화를 나누는 그런 명절이 됐으면 좋겠다. 자신의 얼(혼)이 평화로워지면 얼굴에 온화한 미소는 절로 생겨질 것이다. 지금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바라보자 평화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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