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터미널, 지하철 택시손님이 있을 만한 곳에는 어느 곳이든 어김없이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린다. 우리도 가끔씩은 택시를 타지만 택시문을 열면서 먼저 시트커버가 깔려 있는지 세차는 되어 있는지 눈에 띈다. 고객을 배려한다고 시트 커버가 그리고 내부가 지저분하면 택시를 타는 승객으로서 기분 좋을 리는 없다.

손님이 기사의 차 안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면 당연히 기사는 무슨 소리냐고 퉁명스럽게 답을 할 것이다. 아무 냄새도 안나는 데 물론 하루 종일 차안에 있으니 냄새를 맡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내 차의 경우 방향제도 있지만 솔향기 가득한 스톤치드 공기청정 스프레이를 가끔씩 뿌린다.

며칠 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 본관 택시 승차대에서 세 번째 순번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쯤 지나서 정장차림의 중년신사 한 분이 앞차의 문을 열더니 그냥 닫고 두 번째 택시도 마찬가지로 문을 열고 내부를 보더니 문을 닫고 조금은 찌그러진 인상으로 내 차에 뒷문을 열고 ‘이 차는 좀 낳구나’ 하면서 승차를 한다.

나도 세차로 구입한지 일주일 밖에 안됐으니 새 차나 다름없다. 한 승객이 대기중인 택시의 앞 차에는 타지 않고 내 차를 탄 적이 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손님은 앞 차의 차량 내부가 너무 지저분하고 시트에는 뭐가 그렇게 묻었는지 불결하다고 말했다. 내심 속으로 조금 까다로운 사람이구나 하면서 말을 조심해야 겠다고 긴장을 했다. 한마디 잘못 했다가 시비가 붙고 낭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 분의 삶에는 깨끗함만 있나보다 생각해본다. 이런 분은 집에서도 가는 곳 마다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할까 아니면 유독 택시에만 그럴까 손님이 하차하고도 뒷 맛이 씁쓸하다.

우리 기사들은 하루 일이 끝나면 세차를 깨끗이 하고 다음날의 쾌적함을 맛보기 위해 청소와 이곳저곳 닦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런데 이 손님 저 손님 태우다 보면 좀 더러워질 수 있고 냄새가 날 수 있다. 꼭 그것이 기사의 잘못만은 아니다. 바꿔 말하면 손님도 상식이하의 손님들이 있다.

껌을 바닥에 뱉고 가지 않나 휴지를 의자 밑에 던지고 가지 않나 문손잡이에 꽃아놓고 가는 손님 등 별의별 손님이 있다. 이런 경험 안 해본 기사님은 한 분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기사를 우습게 생각하고 보는 이들이 있는데 자기보다 못해서 택시운전을 하겠는가. 직업이 택시기사인 것이지.

외국 관광객도 많이 이용하는 택시는 우리나라 첫 인상이나 다름없다. 보다 섬세한 고객 지향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 기사님들은 안전과 친절 그리고 깨끗한 택시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사나 손님 모두가 내 가족같이 사랑하고 보듬어 줄 때 이 사회는 밝아지리라 믿는다.

 

<서울=임영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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