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안 기자

2012년 11월 달력을 뜯으니 마지막 12월의 달력이 내 눈을 의심케 한다.

금년 한해도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일을 했으며 무엇을 남겼는가. 때에 따라 같이 했던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면서 나눴던 많은 대화들, 그 대화 속에 위로와 격려, 기쁨, 슬픔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를 뒤덮던 많은 감정의 일화들이 순간 뇌를 타고 스쳐지나간다.

그 중에서도 항상 아빠에게 사랑을 아끼지지 않던 큰딸 수화의 사랑이 귓전을 스친다. ‘아빠, 힘내세요’ ‘건강하세요’ ‘아빠는 누구보다 행복하셔야 해요’ ‘굶지 마시고 맛난 것 꼭 사드세요’ 하면서 풍요롭게 용돈을 쥐어주던 우리 큰딸 수화! 반대로 아빠가 딸에게 사랑을 더 줘야 하는데 큰딸에게 사랑을 받으니 멋쩍으면서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올 한해도 정말 힘든 일이 많고 서운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우리 큰 딸 수화를 생각하면 모든 시름이 사라지고 감사하는 마음 뿐이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한 해의 끝에서 지난해를 돌아볼 때 처음 시작과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이라고.

올해도 시작과 한해의 끝자락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삶에 대한 시야는 더 넓어지고 밝아졌으니 아빠는 행복한 사람인가보다. 큰딸에게 오늘은 감사의 일기를 쓰고 싶어 이렇게 지면에 감사의 마음을 나열해 본다. 감사는 감사를 낳는다고 했던가. 나의 감사가 너의 행복으로 이어졌으면 더 없이 좋겠다.

세상에는 돈이나 시간이나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겸손, 진실, 인내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 삶속에 감사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친밀한 공동체다.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이라도 그 책임을 다 하지 못했다고 해서 맺어준 관계를 단절할 수는 없다. 부모는 자식의 사랑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것은 최소 단위의 공동체인 가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다. 부모가 어떤 분이든지 자식된 도리를 다할 때 그것이 자식인 우리에게 복이 된다.

올 한해도 큰딸이 아빠에게 베푼 사랑 어찌 다 감사로 표현할 수 있을까 보냐. 벌써 한 해가 다 가고 있구나. 어떤 환경 속에서도 서로가 감사하지 않을 수 없구나. 많은 기대를 모았던 한해, 그러나 늘 사랑했던 것처럼 어떤 것에 의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했단다.
좋은 환경에서나,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나 늘 감사하면서 살아가자. 내년에도 우리 가족이 감사의 풍성함이 넘치기를 기대한다.

아빠가 큰딸 수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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