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참여와 행동의 질(質)을 높이는,의미(meaning)

똑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고통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행복을 느낀다.
왜 그런 것일까?
일에 부여하는 개인의 의미(meaning) 때문이다.
 회사의 일에 수동적이고, 고통받는 우리의 직원.
의미(meaning)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업무 수행 활동의 질을 향상시켜 일 속에서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방법을 배워보자.

 

밥하는 것도 귀찮고, 나가는 것도 귀찮아서 집으로 배달음식을 시켰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음식이 도착했다. 청바지와 셔츠로 깨끗하게 옷을 입은 남자가 미소를 짓고 문 앞에 서 있었다. 평소에 만났던 분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 누가 봐도 호감이 가는 모습이었다. 배달기사님이 인사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저녁식사 가지고 왔습니다” 어떨 결에 입 밖으로 “아~예,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평소라면 아무 말없이 음식을 받아 들고 돌아섰을 텐데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 그 남자가 궁금했다. ‘왜 이 사람은 음식을 배달하면서 다른 분들과 달리 깨끗한 복장을 하고 있을까?’, ‘다른 분들은 <배달 왔습니다> 또는 아무런 말도 없이 음식을 건네주고 마는데 이 사람은 왜 <저녁식사 가지고 왔습니다>라고 말할까?’, ‘다른 분들은 무뚝뚝한 얼굴이거나 얼굴을 헬멧으로 가리려 하는데 왜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을까?’ 궁금증에 나도 모르게 한마디 더 건넸다. “맛있게 먹을게요. 근데 좋은 일 있으세요?” 그랬더니 환하게 웃으며 “좋은 일 있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드리잖아요”. 음식을 소중히 받아 들고 식탁에 풀었다. 다양한 재료들이 원래의 모습으로 정갈하게 올려진 음식 ‘얼마나 소중하게 들고 왔으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까?’ 생각했다. 다른 모습의 배달기사님들이 떠올랐다. 귀찮아하고, 힘들어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의 기사님들. 같은 일을 하지만 전혀 다른 표정과 느낌.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일에 부여하는 개인의 의미(meaning) 때문이다.

의미(meaning)에 대한 이해
사전적으로는 의미(meaning)를 ‘말이나 글의 뜻’,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로 정의하고 있다. 의미(meaning)의 사용 범위가 언어부터 사물까지 매우 폭넓고, 의미에서 말하는 ‘뜻’도 ‘내용’과 ‘가치’ 등 여러 가지다. 한마디로 의미(meaning)를 명확하게 정의 내리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언어학자 사이에서도 ‘지시설’(referential theory, 의미를 지시물 즉, 대상물로 보는 이론), ‘표상설’(ideational theory, 의미를 언어를 사용할 때 사용자와 청취자에 의해 연상되는 표상의 총체로 보는 이론), ‘행동설’(behavioral theory, 의미를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일으키는 반응으로 정의하는 이론)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정의하는 것일 테다. 의미(meaning)의 유사어를 살펴보면 그래도 조금 더 명확히 할 수 있다. 사전에는 유사어로 ‘가치(value)’가 등장한다. 가치(value)를 철학적 관점에서 정의하면 ‘인간의 욕구나 관심의 대상이며, 목표’다. 철학적 관점의 가치(value) 개념을 활용해 내리는 필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의미(meaning)란 언어(말, 글)와 행동에 담긴 개인의 욕구나 관심 또는 목표’

‘의미 없는 말과 의미 없는 행동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의미(meaning)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 어떤 이는 고통받고, 어떤 이는 행복함을 느낀다. 일에 부여하는 의미 때문이다. 회사의 일에 수동적이고, 일로 고통받는 우리의 직원, 의미(meaning)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업무 수행 활동의 질을 향상시켜 일 속에서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방법을 배워보자.

 

의미(meaning)를 활용하는 리더십 스킬

첫째. 숟가락이 아닌 삶의 의미로 열쇠를 손에 넣어라!
 컨설팅을 하면 많은 리더분들을 만난다. 최고 경영진부터 현장 실무자까지 다양하다. 이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안타깝게 여겨지는 것이 있다. 구성원과의 관계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다. 어떤 분들은 관계가 좋다고 말하고, 어떤 분들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조직을 이끌고 가는데 있어 구성원들과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리더는 한 사람도 없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관계의 좋고, 나쁨의 기준이 사적인 정보의 공유 수준으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나의 예로 어떤 분은 관계가 좋다면서 “저는 직원들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 압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분께 다시 질문을 드렸다. “그럼 그 직원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아시겠네요?”. 그랬더니 그게 뭔 말이냐며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셨다. 우리는 저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있다. “윤리”, “헌신”, “기여”, “성장”, “변화”, “즐거움”, “행복” 등 삶의 의미와 관련된 것들이다. 어떤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이해는 숟가락의 개수가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있어 말과 행동을 결정하게 하는 것, 삶의 의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다. 리더는 직원들의 삶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들을 회사의 업무에 자발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고, 업무수행 활동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열쇠를 손에 질 수 있다. 

둘째. 일을 삶의 의미와 연결시켜라!
 오늘을 사는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와 관련된 것들로 채운다. 출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고, 지옥이라 불리는 출근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도착 한 회사에서 최소 8시간을 보내고 다시 지옥 같은 퇴근길을 지나 집으로 돌아온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회사의 일로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회사 생활이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생계 걱정만 없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옥의 출∙퇴근길 마저 즐겁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필자가 가끔 인용하는 이야기를 꺼내 보고자 한다. 그 이야기는 ‘A story of three Bricks Layers(3명의 벽돌공 이야기)’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3명의 벽돌공이 각각 빨간 벽돌을 쌓고 있는 데 그 모습을 본, 한 남성이 그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다. 그 질문에 첫 번째 벽돌공이 대답한다. “보다시피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라며 뭘 그런 걸 물어보느냐고 잔뜩 짜증 난 모습이다. 남성은 또 다른 남자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두 번째 벽돌공은 “벽돌을 쌓아 벽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답한다. 그의 표정은 이 전의 남자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힘겨운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남자는 큰 기대 없이 나머지 벽돌공에도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한다. 그런데 세 번째 벽돌공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자랑스럽게 답한다. “저는 지금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는 중입니다. 이 성당이 다 지어지고 나면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 건강과 성공, 사랑과 행복 등 바라는 것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실 겁니다.” 마지막 벽돌공의 모습은 이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음식 배달 기사의 모습과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같은 일을 하지만, 어떤 이는 고통받고, 어떤 이는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일과 삶의 의미의 연결여부다. 창의와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여러분 인생의 많은 부분을 채울 것이다” 그리고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일을 하는 유일한 길은 여러분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즉,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삶의 의미가 연결될 때 업무 수행 활동의 질이 개선되고, 그 결과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리더는 구성원이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의미를 회사의 일과 연결시켜줘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셋째. 기여감을 자주 느끼게 하라! 
소방관은 불 속으로 뛰어든다. 그 행동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무엇이 그들을 불 속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것일까? 그 답은 찾기 위해 3년 전쯤 그들이 남긴 각종 흔적들을 조사한 적이 있다. 그 흔적들을 정리하다 한 가지 공통된 문장을 찾았다. 그것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접한 필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자신을 의미 있는 존재로 생각하는구나’, ‘소중한 것을 추구하고, 그것에 기여하고자 하는구나!’, ‘그렇기 때문에 한 줌의 망설임도 없이 불 속으로 뛰어드는구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책의 저자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 컨설턴트)은 TED의 강연에서 이렇게 청중에게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영향력 있는 일이라고 느낄 때 보통 때보다 훨씬 뛰어난 행동을 보인다”. 행동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이 글을 통해서도 그의 말을 입증할 사례를 여럿 찾을 수 있다. 음식 배달 기사님, 세 번째 벽돌공 그리고 소방관. 이 글에는 언급되진 않았지만 환경미화원부터 국경 없는 의사까지 직업의 귀천을 떠나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시는 분들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는 이유는 조직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리더는 구성원의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일 속에서 그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조직에 의미 있는 존재이며, 자신의 행동이 조직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피드백해주어야 한다. 

의미(meaning)는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에게 있어 의미(meaning)는 자발적으로 업무에 참여하게 하고, 업무수행 활동의 질을 높여주며, 보다 훌륭한 성과를 창출하게 한다. 리더에게 있어 이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의미는 강요에 의해 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 스스로 일과 삶의 의미를 연결하고, 깨닫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의미(meaning)로 구성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한다면, 다쓰노 이사무(일본의 산악영웅, 몽벨 설립자)의 다음의 말을 기억하자!

“인생을 등산과 비유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정상을 향하는 행위가 인생과 닮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의지로 걸을 때 등산이든, 인생이든 그 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누군가의 명령으로 걷는다면 등산도, 인생도 고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다쓰노 이사무 <몽벨의 7가지 결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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