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신을 모른다고 당신의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치매환자의 세상들여보기
치매환자의 세상들여보기

[치매환자의 세상들여보기]

모든 질병이 다 그러하겠지만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치매의 경우는 더더욱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을 당황하게 한다. 그러나 의사는 항상 질병이 발생하거나 몸에 이상이 생길 때는 전조 증상을 예고함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조증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마치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어제 알았던 사람들과 사물들이 낯설게 여겨지면서(여기서 낯설다는 의미는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의미) 오늘 보이는 것들,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이는 심리상태가 치매 환자의 일상이다. 

그날 이후 치매 환자는 다른 세상, 다른 세계에서의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 그 삶과 그 시간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막막하고 답답해 어찌할 줄 몰라 의학의 힘과 종교적인 힘에 의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치매 환자의 행동과 모습을 잘 관찰하여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가족의 염려, 근심과는 다르게 치매 환자의 얼굴에는 편안함과 행복한 미소를 볼 수가 있다. 의학적으로는 뇌 손상으로 인해서 기억을 못 하여 아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치매 진단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환자의 얼굴은 인위적이지 않고 너무도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며, 행복한 모습으로 보인다.  여하튼 의학의 진단과 환자의 얼굴을 보면서 우리는 치매 환자를 대하면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치매 환자의 다른 세상의 일상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며 생활하는 것이다.

치료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치매 환자를 이해하고 치매 환자와 대화하고 함께 생활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덧붙여 이러한 치매 환자의 삶, 다른 세상에서의 다른 시간 속에서 사는 그 모습을 공감하는 것은 가족은 물론 치료자는 필수이어야 한다.

치매 환자가 우리에게 혹시 어떤 말을 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내가 오늘 당신을 모른다고 당신을 기억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나의 백지 같은 마음에 점을 찍은 것처럼 다가와 그 점이 내게 행복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환자가 아닙니다. 다만 그 점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을 뿐입니다 라고…

맞습니다. 가상의 치매 환자의 고백이지만 분명히 치매 환자는 모든 기억을 잃어버려서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잊는 것이지만 고백했던 그 점 하나는 가장 좋았던 것, 가장 행복했던 것으로 남아있어서 그 점이 존재하는 세상의 삶으로 간 것일 수 있습니다. 아니 분명 그럴 것입니다. 왜냐하면, 치매 환자의 대부분이 하나의 기억만큼은 경증환자이든 중증환자이든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그 하나의 기억을 인지하여 치매 환자를 치료하고 회복시키며, 일상 생활하는 데에도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치매환자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지혜와 사고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치매환자가 당신을 기억을 못한다고 당신을 모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Tnews미디어칼럼쓰는 작가(시인)박재하/parkha1960@naver.com
Tnews미디어칼럼쓰는 작가(시인)박재하/parkha19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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