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로 '승객 가뭄'을 호소하는 택시 기사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PG연료값 ℓ당 1072원으로 작년 평균 30%넘게 급등
영업시간 제한 코로나19 로 피해본 택시들"오후 9시로 할증 앞당겨야"

지난 연말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지침으로 연말 특수가 일어났지만 곧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발생하며 다시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작년 12월 카카오T 일평균 사용자 수는 134만7500명이었다가 올해 1월 들어 일평균 113만7932명(10일 기준)으로 15% 감소했다. 우티(UT)의 경우 지난해 12월 일평균 이용자 45만762명에서 올해 1월 32만609명(14일 기준)으로 줄어 23% 감소율을 보였다.

작년 12월 택시 대란은 11월에 시행됐던 '위드 코로나' 방침과 연말 특수가 소비심리를 자극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연말 효과가 사라졌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등 강력한 방역카드를 꺼내들자 택시 이용자가 급감한 것이다. 개인택시만 20년 넘게 운영했다는 차 모씨(55)는 "연말에만 반짝 손님이 많았지 최근에는 방역 때문에 손님이 없다"며 "빈 택시로 거리만 돌다가 비싼 연료비만 지갑에서 새어 나간다"고 토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택시 연료비도 최고가에 근접했다. 전기차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택시는 LPG 연료인 자동차 부탄을 사용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022년 1월 첫째 주 부탄 평균가는 ℓ당 1072.9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가격(797.51원)과 비교해 275.42원이나 올랐다. 이는 지난 10년간 최고가였던 2012년 ℓ당 1101.86원에 근접한 수치다.

사정이 이렇자 택시조합에서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행 오전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운영되는 할증 시간을 영업시간 제한에 맞게 조정해 달라는 요청이다. 식당, 카페 등이 오후 9시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오전 0시가 되면 이용자가 드물어 할증 시간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이수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대외본부장은 "손님이 반 이상 줄었다는 조합원들 하소연이 빗발친다"며 "택시 요금 현실화가 어려우면 사회적 거리 두기 영업시간 제한에 맞춰 할증 시간이라도 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당장 대응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유류세를 인하해 적용하고 있고 올해 1월은 택시 비수기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한 제한 조치 상황에서 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거의 없다"며 "할증 시간 조정도 소비자들 의견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요구 사항을 듣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정책도 사실상 효과가 사라졌다. 정부는 작년 11월 12일부터 유류세를 ℓ당 40원가량 인하했지만, 부탄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인하 후 3주도 되지 못한 12월 1일 인하 이전 가격을 회복했다.

서울시 정책도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택시 대란' 대책으로 휴업신고 없이 영업을 안 하는 개인택시사업자는 사업면허취소 대상이기에 행정 처분을 내리겠다며 영업을 독려했다. 그러다 정작 택시 업계가 경영난을 겪자 "어쩔 수 없다"며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택시 기사들은 할증 시간 조정 방안에 긍정적이다. 할증 시간을 당기면 '심야시간 택시 대란'이 완화되며 택시 기사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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